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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 기사제목 : [김지훈의 슛터링] '전설의 상징', 성남의 등번호 7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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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축구에서 등번호 7번은 전통적으로 한 팀의 스타플레이어를 상징하는 번호로 통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축구팀들은 팀내에서 가장 뛰어나거나 인기가 많은 선수에게 7번을 부여한다. 과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었던 박지성과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K리그 클래식 통산 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명문 구단인 성남 FC에게도 등번호 7번은 매우 특별하다. 성남에서 7번은 팀내의 스타플레이어라는 일반적인 의미를 넘어서 구단의 전설적인 선수라는 매우 큰 위상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성남 구단이 인정한 선수에게만 7번을 달 자격이 주어진다.


사실 성남이 창단할때만 해도 성남에서 7번은 일반 등번호들과 다를바가 없었다. 1989년 4월 15일 현대 호랑이(現 울산 현대 축구단)와의 원정경기에서 최청일이 성남 역사상 처음으로 7번을 달고 경기에 뛴 이후 1989년부터 1990년까지는 김영주가, 1991년에는 최청일이 7번을 주로 달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즌 도중 등번호를 변경하는 일이 잦았던 탓에 7번을 달 기회가 이들에게 독점적으로 주어지지만은 않았다. 이로인해 김영주와 최청일 이외에도 박종대,하성준,유승관,조우석 등 다른 선수들도 간헐적으로 7번을 달고 경기장을 누비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1992년부터 성남의 7번은 매우 특별한 번호가 되었다. 바로 성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신태용의 등장 때문이었다. 1992년에 성남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입문한 신태용은 2004년까지 13년간 성남의 7번을 달고 경기장을 누볐다. 물론 등번호 변경으로 인해 아주 간혹가다가 신태용이 오동천,김학철 등 다른 선수들에게 7번을 내주고 본인은 10번,11번,17번 등을 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3년동안 7번의 주인은 대부분 신태용이었다. 

 

그리고 신태용은 성남에서 활약하는 동안 총 14개의 우승 트로피(K리그 6회,AFC 챔피언스리그 1회,FA컵 1회,리그컵 3회,한국 슈퍼컵 1회,아시안 슈퍼컵-1회,아프로-아시안 챔피언십 1회)를 들어올리며 성남의 전설이 되었다. 이로인해 K리그에서 성남의 7번은 신태용을 상징하는 번호로 자리매김했다이후 신태용이 2004년을 끝으로 성남을 떠나 호주의 퀸즐랜드 로어 FC로 이적하게 되자 성남 구단은 7번을 결번처리했다. 이는 13년간 위대한 활약을 펼치며 팀에게 수많은 영광을 안겨다준 신태용을 위한 예우였다.

 

하지만 이 결번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2007년에 최성국(영구제명)이 울산에서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신태용의 7번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7번이 신태용을 위한 영구결번이 아닌 단순한 결번으로 처리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2008 시즌이 끝나고 성남에서 7번의 전설을 썼던 신태용이 2008년 12월 1일에 성남의 감독 대행으로 부임하게 되었고 2007년부터 2년간 7번을 달았던 최성국도 2008 시즌을 마치고 광주 상무로 입대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2009년부터 성남의 7번은 다시 결번이 되었다. 최성국이 입대했을 뿐만 아니라 감독이 되어 성남으로 돌아온 신태용의 존재감도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최성국이 2010년 말에 광주상무에서 복귀한 후 7번 대신 8번을 등번호를 선택하자 7번은 다시금 신태용을 위한 번호로 굳어졌다.

 

그러나 2012년을 끝으로 신태용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인해 성남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었고 마침 성남 선수들 중에서도 신태용의 7번을 원하는 이가 나타났다. 바로 2012년에 상주 상무에서 전역하여 성남으로 복귀한 김철호였다. 김철호는 신태용 감독이 성남에서 선수생활을 보낸 마지막 해였던 2004년에 성남에서 프로로 데뷔하여 신태용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게다가 2010년에는 신태용 감독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상주 상무에서 군복무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성남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은 성남 구단으로부터 김철호의 의사를 전해듣자 흔쾌히 김철호에게 자신의 7번을 물려주었다. 비록 자신이 오랫동안 정들었던 번호이긴 했지만 김철호라면 자신의 후계자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김철호는 성남의 새로운 7번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성남에서 7번이 갖는 무게감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후 김철호는 성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의 2014 FA컵 우승과 2015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철호는 기복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팬들의 비판에 시달렸다. 좋은 플레이를 펼칠때도 있었지만 잦은 패스미스와 노쇠화로 인한 체력저하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더 많았다.

 

결국 김철호는 2016년 1월 13일에 성남을 떠나 태국의 촌부리 FC에 입단했다. 성남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한데다가 본인이 더 이상 성남에서 주전으로 뛸 수 없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었다. 성남의 원클럽맨이자 신태용의 7번을 이어받은 그의 명성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씁쓸한 이적이었다.

 

이제 성남은 다시 7번의 새 주인을 찾고있다. 아직까지 성남의 7번이 신태용의 번호라는 이미지가 크긴 하지만 신태용이 김철호에게 7번을 공식적으로 물려주었기에 이제는 7번을 계속 신태용만의 번호로 남겨둘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연 성남의 7번 전설을 계승할 다음 선수는 누가 될까. 성남의 2016 시즌 등번호 발표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김지훈

사진=성남 FC,스포탈코리아

 

 

 

 



이메일 : asd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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