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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평가전] 한국 : 일본 (2010.05.24) 촌평 몇마디...
  • 작성자:steadysoccer
  • 등록일:2010-05-25
  • 조회수:3609
  • 추천:778
 하하하....
 
개인적인 경기 후 감정을 표현하자면 위와 같겠다.
 
기분은 좋지만 뭔가 개운치가 않다는 뜻이다.
 
그럼 결과 빼고는 건질게 별로 없던 그 평가전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1. 전반전. 오리무중 공격
어제 일본은 3백을 들고 나왔다. 우리는 내 예상과 달리 4-4-2 포메이션에 투톱으로 염기훈과 이그노를 세웠다. 경기가 시작되자 역시나... 무한 스와핑이 시작되었다. 박지성이 움직이면, 그에 따라 연쇄적으로 선수들이 자리를 이동한다. 하지만, 무언가 실종되었다... 포지션 파괴를 통해 상대 수비의 혼란을 야기했을 지언정 정작 중요한 파괴를 통한 창의적인 플레이가 실종된 것이다. 사실 골 상황은 전적으로 박지성의 개인 기량에 의존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고, 박지성이 중앙, 우측면, 좌측면을 이동함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연결하는 플레이를 기대했는데, 상대가 미드필드 숫자를 늘려놓았기에 아무것도 나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충분히 그리스 전에서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으로, 그리스는 순전히 수비와 역습 만으로 유로2004를 정복한 나라이기에 2선-3선간의 간격과 조직력은 객관적으로 일본을 능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간의 포지션 체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종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상대 off-side 트랩을 침투하고, 거기에 연결되는 쓰루나 로빙패스 한방이 촘촘한 간격을 벌리고 상대 수비를 뒷걸음 치게 만들게 된다. 하지만, 폼 털린(떨어지다 못해 털렸다고 표현하겠다..) 이그노와 측면으로 나가기만하는 염기훈은 열심히 최전방에서 압박만 하다가 제대로된 기회하나 만들지 못하고 45분을 허비해 버렸다...
 
 사실 어제 전반이 유일하게 나마 좋은 공부가 될 수 있었던 것이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타개책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을 습득하는 것인데, 전혀 되지 않았으며, 상대의 미드필드 숫자에 눌려 공격 스피드까지 떨어진 무딘 창날만 들이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아마 허정무 감독이 이런 부분이 아쉬웠을 것이라 짐작한다. 
 
 
2. 그래도 희망은 박주영!
 사실 박주영의 45분 출전은 개인적으로 무리수로 보였다. 소속팀에서도 3주이상 진단을 내린 선수를 불과 10여일 만에 회복/출전 시킨다는게 여간 내키지 않았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20분이 최대라고 생각했었는데, 후반과 함께 출전하여 조금 걱정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내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예의 엄청난 점프력을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하며 측면 선수들의 2선 침투를 유도하는 모습이 역시 희망봉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조금 둔탁해 보이는 공격방법이지만, 오히려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조직력에 구멍 난 일본 수비를 전반보다 더 효과적으로 벌리고 있었다. 여기서 적절했던 투입이 이승렬이었다. 어리지만 마이크로 플레이에 능한 이승렬의 Shadowing으로 일본의 수비진이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포메이션이 4-2-3-1이라지만 이승렬은 전형적인 새도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며 상대 수비에 압박을 하였고, 새로 투입된 김남일이 볼란테로 자리를 지키며 안정감을 더해주니 전반전 보다는 공격/수비 모두 안정감이 있었다. 이렇게 안정감을 갖고 게임을 컨트롤 하며 전방에서는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진을 공략하니 상대의 전형이 무너져 갔다. 분명 체력적인 저하도 있었겠지만, 중앙 수비를 리드하던 상대 선수 나카자와선수가 지나치게 3선 라인을 내렸던게 화근이었다. 그 덕에 이청룡이 좀더 중앙 공간으로 수월하게 드리블해 들어갈 수 있었고, 이승렬 선수도 활동폭이 넓어지게 되어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원에서 잦은 실수를 범해 완벽하게 주도권을 틀어쥐쥐 못했다. 특히나 공격 상황에서 횡패스에서 범해지는 실수가 곧바로 상대에게 역습기회를 내주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런 부분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부분으로 선수들에게 칼날같은 집중력을 경기 90분간 내내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싶다.
 
 
3. 불안감은 여전히 있다..
 어제 경기에서 자주 눈에 띈 것은 중앙 수비의 경기리딩 미숙과 앵커역할을 중앙 미드필더들의 앵커역할 미숙이었다.
 먼저 수비진에 대해 이야기 해 보면, 처음 이루어진 조합이라 미숙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붙박이로 리딩에 능숙한 조용형 선수를 박아둘 수도 있겠지만, 어제의 중앙수비 조합이 분명 남아공 대회에서 쓰일데가 있게 된다. 조별리그만 봐도 190을 넘는 선수가 여럿인 그리스, EPL 최고의 파워 스트라이커 야쿠부가 있는 나이지리아(거기에 아니체베도 월등한 피지컬을 갖은 파워풀한 스트라이커다)가 버티고 있기에 어제의 조합은 본선에서 충분히 쓰일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볼을 지나치게 끌면서 상대 공격수의 압박에 여러번 힘든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볼을 커트해서 중앙 수비가 볼을 갖게 되면 확실히 안전한 공간에서 볼을 컨트롤 하던가 상대 공격수의 압박을 피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볼을 전달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경기를 컨트롤 하는 여유도 생기게 되고, 좀더 공격 작업을 수월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다. 수비진에서 볼을 간수하게 되면 공격을 위해 1차적으로 볼을 전달 받아야 할 사람이 바로 앵커다. 4-4-2 에서는 보통 두 중앙 미드필더들이 이 역할을 계속 해주어야 하고, 4-2-3-1에서도 중앙에 선 두 볼란테 선수가 그 역할을 수행해 주게 된다(이때는 보통 더블 볼란테 중 한 선수가 앵커역할에 능한 선수가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는 상대의 볼을 커트해서 수비진이 볼을 간수하면 공격으로 연결되는 성공률이 낮았다. 볼을 간수하던 중앙 수비수는 같은 라인의 측면 수비들에게 허둥대고 연결하면....거기서 끝이다. 차두리는 정확하지 않은 자신의 킥을 과시하고, 이영표 선수는 볼을 잡아 간수는 하지만 상대가 측면을 지속적으로 봉쇄하여 패스하기가 어려웠다. 이럴 때 빛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앵커다. 일반적으로 수비를 보는 선수들이 롱패스능력이 떨어진다(조용형선수 제외...이선수는 왠만한 앵커들 보다 좋다..)이를 커버하기 위해 앵커들이 부지런히 볼을 날라다 2선-1선에 전달해 주는 것인데, 김정우 선수는 지나치게 수비형이었고, 기성용 선수는 왠지 볼을 외면하는 느낌이 들었으며, 김남일 선수는 활동량이 지나치게 떨어져  볼을 받으러 가기도 힘들어하는 눈치였다..ㅡ_ㅡ;;
 
 조금 다른 이야기로 빠져 보자면, 단언컨데 앵커의 교과서는 맨유의 스콜스다. 태클능력 0에 가까운 그지만 맨유에서나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나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장하고 러브콜을 받는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완벽에 가까운 퍼스트 터치와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는 트래핑, 누구보다도 정확한 패싱능력과 함께 2선 침투에 이은 결정력까지 앵커형 중앙 미드필더가 가져야 할 모든것....에서 태클만 뺀 능력치 전부를 MAX를 찍은 그다. 그나마 우리 대표팀에서 앵커형에 가깝고 잘 하는 선수는 구자철 선수다. 이 선수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볼을 가졌을 때 중앙에서 제일 영리한 플레이를 펼친다. 사실 어제 출전을 기대했는데, 출전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4. 최종 23인이여 윤곽을 드러내랏!!!
 사실 아직까지 허정무 감독은 23인을 추려내기 위한 경쟁체제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매 평가전 마다 최대한 선숟들을 로테이션하며 긴장감과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상당히 재미 있다.
 
"23인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26명이 모두 본선에서 뛸 능력이 있으며, 같이 갔을 때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그것이 한국 축구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런 내용인데... 이 말뜻은 크게 이런 두가지로 해석 할 수 있을것 같다. 
 - 누가 떨어지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Team Spirit이 중요하다. 
 - 실제로 떨어질 선수가 젊은 선수 3인방이 아닐 수 있으니 모두 긴장해라.
 
이런 내용 외에 허정무 감독의 리더쉽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는데, 이전에는 불독형의 장군형의 리더쉽이었다면, 지금은 박지성을 전면에 내새운 것에서도 옅보이듯 인화와 자발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격려형 리더쉽이라는 점이다.
 
잠시 다른 이야기로 샌 것 같은데 본론으로 돌아오자. 사실 허정무감독이 워낙 경쟁구도를 잘 형성해 놓아서 선수를 꼽아 보기가 어렵지만, 일단 지금까지 진행된 평가전을 토대로 최종 23인 엔트리에 뽑힐 확률이 적어 보이는 선수들을 내 나름대로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괄호 안의 수치는 23인 엔트리에 뽑힐 확률을 생각해 보았다)
 
 - 이근호 (35%)
    가장 불안한 선수다. 예선때 엄청난 역할을 해 주었지만, 지금 폼은 정말 안습이다.... 다음 평가전이 마지막 기회로 보이나 발탁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 안정환 (40%)
    전형적인 환타지 스타인 안정환 선수. 그가 볼을 잡으면 갑자기 슬로우 비디오가 된다. 하지만 원톱자원으로, Sub역할을 기대하지만, 도리어 이승렬이 환타지 스타의 기운을 이어 받는 분위기다...역시 다음 경기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나 박주영 선수의 경기감각 회복을 생각 한다면, 출전 시간조차  적어 보인다...
 
 - 염기훈 (45%)
    측면자원도 포워드 자원도 아닌 불투명한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에 왼발 스페셜 리스트가 없어서 조금 활용도가 높아보이긴 하지만 측면, 포워드 어느 한쪽으로 쓰기에도 애매한 감이 있다. 서브로 활용하기엔 파괴력이 조금 부족한 선수. 지속적으로 기용하며 폼이 올라오길 기대하는 눈치긴 한데....
 
 - 구자철 (45%)
    허정무 감독의 구상에서 조금 벗어나 보인다. 중앙 미드필드로서 경험이 조금 부족하여 김남일을 조금더 선호하는 눈치... 아쉽다....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을 예상하지만  (하지만 2014년의 구자철은 누구의 예상도 뛰어 넘을 것이라 기대한다!!!!!)
 
 - 신형민 (50%)
   조원희 선수가 탈락한 시점에 김정우 선수의 현실적인 백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남일 선수를 조금더 신뢰하는 눈치다.
 
 - 김보경 (55%)
  염기훈 선수와 경쟁구도. 사실 주전이 아닌 백업의 경합이기에 염기훈 보다는 김보경선수의 활용도가 더 높아보인다. 킥감만 살아 준다면 충분히 염기훈을 밀어낼 선수로 보인다. 하지만 정말 끝까지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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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1377
2010-05-26 13:19:12
다시한번 아시아의 맹주를 확인해준 경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