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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준 바르셀로나
  • 작성자:totti0502
  • 등록일:2010-08-11
  • 조회수:3828
  • 추천:874

소녀시대가 어느 동남아 국가로 콘서트 투어를 하기로 되어있다고 가정하고, 필자 역시 동남아 국가의 사람이라고 하자. 개인적으로 유리를 좋아하는 필자는 한국까지 가서 볼 수 없는 유리를 자신의 나라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엄청나게 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맨 앞자리 티켓을 구매해서 유리를 보기 위해 달력을 날마다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시대 멤버들은 제각각 인터뷰를 거부하더니 가장 인기가 많은 윤아, 태연, 유리 같은 멤버들이 이런저런 사정을 이유로 콘서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머지 멤버들만 콘서트 공연을 한다고 하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바르셀로나의 한국 투어가 막을 내렸다. 이번 사태는 연맹과 바르셀로나 구단 모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안티 풋볼 논란, 발데스 골키퍼의 무리뉴 저지, 스프링 쿨러 사건, 파브레가스를 향한 DNA 발언 등으로 철저하게 나빠진 이미지를 회복하기는커녕 이번 투어를 계기로 안티팬들을 더욱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누구를 위한 올스타전이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할 사람은 없다. 6년 만에 이뤄진 바르셀로나의 투어는 국내 축구팬들을 무척이나 실망시켰다. 
 

터무니없이 높은 티켓 가격, 1진 멤버의 대거 불참 
 

08-09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며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우뚝 선 바르셀로나의 한국 투어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마침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축구계의 흐름을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슈화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처음부터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일단 티켓 값이다. 4등석이 무려 55000원이었다. 아무리 바르셀로나라고 하지만 거의 월드컵 티켓 가격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 처사는 이해하기 힘들다. 2002 한일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가장 최하 자리인 3등석의 가격이 60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 높은 액수였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언제 국내에서 볼 수 있을까라는 심리에 비싼 티켓 가격이어도 구매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불거진 문제는 1진 멤버들의 대거 불참이었다. 월드컵을 마친 후 대부분의 스페인 선수들이 휴가를 떠나면서 화려한 1진 멤버들을 볼 수 없게 된 점이다. 독일과의 4강전에 출전한 스페인의 베스트11 가운데 무려 7명이 바르셀로나 선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주전들이 대거 빠지고 2진급 선수와 유스 선수를 대거 엔트리에 포함하면서 사실상 바르셀로나의 투어는 기대 심리를 철저하게 떨어뜨렸다. 그나마 메시라도 한국을 찾은 것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들만의 언론을 대하는 방법 
 

2일 피곤한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메시와 D.알베스가 선수로써 참석했다. D.알베스는 최근 월드컵에서 북한과 경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남한과 북한을 구별하지 못하는 누를 범했고, 메시 역시 피곤함만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언론의 질문에는 소극적이면서도 해외 언론들의 질문에는 더욱 신경 쓰는 행동을 보이는 무성의함으로 일관한 것이다. 첫날인데다 비행시간이 길었으니 이해하자는 분위기였지만 그 다음날에도 별다른 바는 없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황급하게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경호원들은 인터뷰를 못하도록 저지하는데 바빴고, 이에 국내 언론사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의 인터뷰가 그리도 귀찮았던 것인지 아니면 당연히 무시해도 된다는 사고 방식이었던걸까. 특히 D.알베스의 무시하는 듯한 표정이 담긴 사진은 모든 것을 대변했다. 그나마 이브라히모비치는 성의껏 인터뷰에 응하면서 유일하게 호감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토록 무례한 행동은 끝까지 지속되었다. 이번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나섰다. "메시는 새 시즌을 앞두고 이제 처음 훈련을 시작한 상황"이라 언급한 그는 "현재 체중도 정상수준보다 1~2kg 정도 늘어난 상태이며,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다간 부상당할 위험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시가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겠지만, 팬들에게 인사를 드릴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시마저 출전을 못하면 어느 누가 경기를 보러 간다는 걸까. 
 

과르디올라 감독의 기자회견은 7시에 이뤄졌고, 마지막으로 티켓을 환불할 수 있는 마감 시간은 5시였기 때문에 축구팬들에게 메시의 불참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주최사 측에서도 해명하기에 바빴다. 메시의 30분 이상 출전 조항을 언급하면서 다시 바르셀로나에게 요청했고, 결국 그 다음날 메시를 비롯한 1진 멤버들이 출전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다음날 열린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는 압권이었다.  “메시가 본 경기를 앞둔 마지막 훈련에서 몸 상태의 진전을 보여 출전을 결정했다”며 “메시는 몇 분 간 뛰게 될 것(Messi to play a few minutes)”이라고 밝혔다. 분명 전날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불참할 것을 언급하더니 이제서야 훈련 결과 몸에 이상이 없어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누구를 위한 올스타전이었나? 
 

모든 이슈는 바르셀로나에게 쏠려 있었다. 나름 K리그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출전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의 잔치가 아닌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이 남았다. 주최 측과 연맹에서도 바르셀로나의 특급 선수들과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벌이는 향연이 경기장을 꽉 채우고 재미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사실 3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채운 것도 의외의 결과였다. 3만 명이 채우고도 절반은 텅텅 비어 있는 경기가 올스타전이라니. 바르셀로나의 개그는 시작하자마자 나왔다. 핀투 골키퍼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1분 만에 선취골을 허용했는데 누가 봐도 일부러 한 게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과연 이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면 그런 모험을 감행했을까 궁금하다. 모든 관심은 메시가 몇 분을 출전하느냐에 있었는데 전반 30분에 교체 투입되어 2골을 터뜨리고, 하프타임 때 교체 아웃되었다. 결국, 30분 조항을 들먹인 주최 사의 요청도 묵살된 셈이다. 후반전에는 아비달과 S.케이타를 빼고 전부 평소에 라 리가에서 보기 힘든 선수들로 채워져 있었다. 정말 TV로도 보기 싫은 경기였다. K리그 팀이 승리하지 못하고 2-5로 패하면서 '역시 K리그 수준은 이거 밖에 안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봐 내심 걱정이 된다. 결국, 어느 누구도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올스타전은 이토록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런 투어는 인제 그만 
 

무엇하나 맘에 드는 게 없었다. 지난해 맨유의 투어에서 공개 훈련을 보기 위해 15000원을 지불해야 하거나 마케다의 인종 차별 세레모니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팬 서비스 행사나 기자회견 등에서는 성의껏 나섰다. FC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도대체 아시아 투어라는 게 무엇인가. 아시아 팬들 끌어모으기 위한 것이 투어의 가장 큰 목적이 되어야 한다. 많은 돈을 받고 투어에 왔으면 기본적인 예의나 성의는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프로로써 기본적인 약속조차 이행하지 않은 바르셀로나는 비판받아도 마땅하다. 국내 언론사들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팀내 유스 훈련에서 벌어지는 자체 청백전만도 못한 멤버들을 경기에 출전시켰던 바르셀로나 구단이 무엇을 얻기 위해 한국까지 왔나 궁금하다. 정말 몇십억을 받기 위해 선수들의 피로를 누적시키고, 이미지만 손상시킬 거면 굳이 먼길을 떠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캄프 누에서 제대로 된 친선경기만 주최해도 관중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액수 아닌가. K리그 일정까지 번복하면서 바르셀로나를 위해 굽실거렸던 우리가 입은 상처는 컸다. 굳이 국내에서 열리는 해외 팀들의 이러한 투어 경기를 볼 바에야 돈을 차곡 모은 뒤에 직접 해외로 떠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어제 같이 질 낮은 경기를 국내에서 10번 보는 것보다 제대로 된 리그 1경기를 현지 경기장에 가서 보는게 백배는 나을 것이다. 정말 현지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면 행복함이라는 감정이 솟구친다.


http://minihp.cyworld.com/21720396/151603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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