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골에 맨유도 들썩… ”퍼거슨의 생일 선물”
입력 : 2012.0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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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민선 기자=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터트린 지동원의 결승골이 비단 선덜랜드의 마틴 오닐 감독만을 춤추게 한 것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패배를 학수고대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들썩이게 했다.

지동원은 2일(이하 한국 시간) 새벽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를 무너뜨리는 골을 터트렸다. 0-0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만을 기록해도 대단한 성공이었던 선덜랜드는 지동원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챙기며 리그 13위로 올라섰다.

지동원의 ‘버저비터’ 결승골은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유에게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맨유는 지난달 31일 강등권에서 헤매고 있는 블랙번에게 2-3 충격패를 당해 선두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맨유 입장에서는 ‘그럴 일이 없겠지만’ 맨시티가 선덜랜드에게 패배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동원이 환상적인 골을 터트리며 맨유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다.

2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에디터들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 상에서 지동원의 골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맨유 관계자들의 속내를 대신해서 전했다. ‘맨유 TV’의 로라 케인 에디터는 “대단한 주말이다. 이게 내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다. 예측할 수가 없다”라고 운을 뗀 뒤, “마틴 오닐을 사랑한다. 새해, 최고의 출발을 하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 너무 사랑한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맨유닷컴’의 닉 코팩 에디터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 역시 “선덜랜드가 골을 넣을 수 있냐고? 그들은 ‘항상’ 골을 넣는다! 그리고 지동원이 골을 넣었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SNS에서 그의 프로필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선덜랜드 팬으로 착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지동원의 결승골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골이었다. 블랙번전 당시, 그러니까 지난달 31일은 퍼거슨 감독의 70번째 생일이었지만 패배의 쓴 잔만 들이켰다. 하지만 지동원의 골로 인해 맨유와 맨시티는 순위 및 승점에 변동이 없는 상황을 맞이했고, 퍼거슨 감독은 덜 복잡한 상황에서 리그 우승 타이틀 경쟁에 몰입할 수 있게 됐다.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라프’의 헨리 윈터 기자는 자신의 SNS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난리법석이다. 대단한 마무리였다. 지동원이 골을 넣었다. 퍼거슨 감독은 생일 선물을 뒤늦게 받았다”며 센스 넘치는 한 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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