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맨유, 겨울 영입 끝? 스콜스 복귀 살펴보니…
입력 : 2012.01.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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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2011/2012 FA컵 경기가 펼쳐지던 8일(현지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재미있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맨유의 '전설' 폴 스콜스의 현역 복귀였다.

폴 스콜스, 뜨거운 키스가 남긴 강렬한 기억
맨시티라는 거대한 라이벌과의 대결을 앞두고 날아든 소식에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는 라이벌을 상대로 복수전을 꿈꾸고 있었지만, 최근 부상 선수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 포지션에 걸쳐 결원이 생겨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설적인 선수의 귀환은 환영할 일이었다.

스콜스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었지만, 팬들은 스콜스가 다시 한 번 맨시티를 격파하고 뜨거운 키스를 선사하리라 기대했다. 스콜스는 2010년 4월 17일 맨시티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 결승골을 넣고 네빌에게 축하 키스를 당했다. 당시의 상황은 지금까지 두 전설적 선수를 떠올리는 대표적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맨시티의 안방에서 3-2 승리를 거두었다. 스콜스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장면도 있었지만 중원은 안정을 되찾았고, 올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맨유의 전력에 보탬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스콜스, 맨유 영입의 유일한 대어?
하지만 스콜스의 복귀가 무엇을 내포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스콜스가 올 겨울 이적 시장에 맨유가 영입하는 유일무이한 '대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맨유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서서히 맨유의 허리띠를 동여매고 있다. 지난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후 맨유는 소위 '영건'들의 육성에 무게를 뒀다. 직접 육성한 선수가 아니더라도, 재능있는 어린 선수를 잘 발굴해 '대물'로 키워내는 것이 즉시 전력으로 활용이 가능한 거물의 영입보다 장기적으로 또 금전적으로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예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연말 인터뷰에서 "톱 클래스 선수가 아니면 영입을 하지 않겠다. 당장 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면 영입 이유가 없다. 현 선수층에 대해 만족한다"며 이적 시장에 소극적일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연초에는 "이번 이적 시장에 돈을 쓸 이유가 없다. 솔직히 어느 팀이 1월에 최고의 선수를 팔겠나"고 인터뷰했다. 현실적으로 스콜스 이상의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유가 아니라 여유가 없지 않을까
한때 '영입왕'으로도 불렸던 퍼거슨 감독. 어쩌면 그에게는 선수를 영입할 '이유'가 아니라 '여유'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맨유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칼링컵에서 탈락했다. 연말연시에는 블랙번과 뉴캐슬에게 예상치 못했던 일격을 당했다. 리그에서는 줄곧 맨시티의 꽁무니만 따라다니고 있다. 최근 몇 시즌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예상과 다른 성적을 받아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부상 선수로 인한 스쿼드 공백이다.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퍼거슨 감독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전력 보강을 요청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퍼거슨 감독이 글레이저 구단주에게 "우리가 이렇게 힘드니 선수를 데려오게 돈을 좀 부탁합니다"고 할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글레이저 구단주가 퍼거슨 감독에게 "대회도 줄줄이 탈락했는데 지금 데리고 있는 선수들은 저렴한 선수들인가요?"라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숙자 베베에게 날린 돈이 740만 파운드(약 130억 원)입니다"라고 덧붙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소설에 불과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베컴에게는 축구화를 날려도, 글레이저 구단주에게 축구화를 날릴 사람은 아니다.



맨유 긴축 정책의 징조
맨유가 선수 영입을 위한 여유가 많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최근 몇 해간 지속되어 온 긴축정책 때문이다. 징조는 이미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해 맨유의 부채에 대해 보도했다. 순 부채가 10억 달러(약 1조원), 지난 2010년 매출은 4천 7백만 달러. 이 중 절반은 선수 연봉, 연간 이자는 1억 2천만 달러라는 내용이었다. 전세계 축구 구단 중 최고 수준의 부채다.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 상장을 통한 부채 탕감에 나선다는 정황도 있다.

더불어 금전적 이익을 위해 아시아, 중동 지역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올 시즌 스폰서 현황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시즌에 비해 대폭 늘어난 24개의 스폰서과 계약했다. 그 중 9개가 인도네시아, 사우디, 캄보디아, 파키스탄, 쿠웨이트, 홍콩 등에 기반을 둔 아시아 기업이다. 아프리카 기업도 상당수다. 글로벌 기업 위주의 스폰서 정책을 고수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스폰서십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만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도 한다.

내부적으로는 맨유가 펼치는 다양한 사업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아웃 소싱 업체를 정리했다. 고액 연봉자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의 인사 이동 및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정말 아무도 영입 안할까
스콜스의 복귀 무대였던 맨시티전에서 맨유는 3-2로 승리했다. 즉시 전력으로 보탬이 된 복귀는 일단 성공작이다. 은퇴 후 맨유의 2군 코치로 일하며 줄곧 체력 관리 및 경기력 관리를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구멍난 스쿼드의 입장에서 보면 가뭄의 단비다.

맨유는 스콜스의 복귀를 공식 발표하며 그가 얼마를 받는지 밝히지 않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스콜스가 큰 금액을 받고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1991년 맨유의 유소년 클럽을 통해 축구와 연을 맺고 지난 해 까지 20년간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676경기 출전, 150득점을 기록하며 이미 오래 전 백만장자를 넘어선 그에게 반쪽짜리 연봉은 큰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다. 이미 코치로 일정한 연봉도 받고 있었다. 스콜스의 복귀에 큰 돈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가정과 긴축에 대한 정황을 종합하면 맨유는 정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 지갑을 열 가능성이 낮다. 팬들은 스콜스가 왕년의 실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시즌이 끝날 무렵 스콜스의 복귀가 결과적으로 성공작으로 끝날 경우 글레이저 가문이 더욱 알뜰한 모습을 보일까하는 두려움 역시 안고 있다. 돌아온 스콜스의 활약과 이번 겨울 이적 시장 맨유의 유심히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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