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컵] 홍명보호, ‘킹 스타디움’에 찬물 끼얹을까?
입력 : 2012.01.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방콕(태국)] 윤진만 기자=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홍명보호의 2012년 항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월 6~11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친 올림픽 대표팀은 15일 저녁 9시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개최국 태국과의 서전을 시작으로 덴마크(18일), 노르웨이(21일)와 풀 리그 형식으로 ‘제 41회 킹스컵’을 펼친다. 우승 상금 1만 5천 달러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친선전이지만, 아시아·북유럽의 성인 대표팀과 경기를 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회다.

그 중에서도 태국전은 올림픽 본선이 열리는 2012년, 첫 공식전이라 중요도가 더 크다. 속 시원한 승리는 선수들의 사기 증진에 도움이 된다. 홍명보 감독은 2월 사우디 아라비아(5일), 오만(22일)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2연전을 앞두고 킹스컵을 ‘과정’으로 여기겠다고 했다. 승리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해답이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속내에는 승리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태국 격파는 한국 축구팬에 또 다른 희열을 가져다 준다. 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축구 8강에서 태국에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홈 텃세와 라차망갈라 국립 경기장의 낯선 잔디는 원정 지옥을 이겨내지 못한 배경이었다. 라차망갈라는 '킹 스타디움'으로 불리며 태국 스포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곳. 좌측 전광판 아래에는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의 대형 사진이 걸렸다. 왕을 위한 경기장을 의미한다. 태국은 이런 경기장에서 한국을 꺾었다는 걸 자랑으로 여긴다. 한 경기장을 두고 두 나라는 서로 다른 감정을 지닌 셈이다.



경기장 상태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홍명보호는 움푹 패이고 배배 꼬인 잔디 적응에 애를 먹는다. 선수 시절부터 각종 대회 경험이 풍부한 홍명보 감독도 “이런 잔디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 하지만 자신은 있다. 변수는 실력으로 맞선다. 홍명보 감독은 “잔디 상황은 똑같은 조건이다. 중요하지 않다”라고 ‘시크’하게 말하고, 수비수 김영권은 “태국은 처음이다. 경기장 잔디가 낯설다. 그러나 중동 등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패스 연결에 집중하고 볼 컨트롤에도 신경을 쓴다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집트, 광저우, 요르단, 카타르 등을 돌며 쌓은 원정 경험이 새로운 무기다.

게다가 홍명보 감독이 최강희 신임 A대표 감독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선수 중복 차출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 이번 대회에 윤빛가람(성남), 홍정호(제주), 김영권(오미야) 등 정예 군단이 모두 참가한다. 태국이 자국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를 대거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인 기량 면에선 홍명보호의 어린 선수들이 뒤지지 않는다. 2010년 7월 말레이시아와의 평가전 0-1 패배 이후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하며 상승세를 탄 것도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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