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GK 주전 경쟁…김승규 ‘발’ vs 이범영 ‘손’
입력 : 2012.0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윤진만 기자= 올림픽 축구대표팀 주전 수문장 자리를 놓고 ‘발’과 ‘손’이 본격적인 대결을 시작한다.

김승규(22, 울산 현대)는 25일 파주 축구대표팀훈련센터(NFC)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시작됐다”라며 불을 지폈다. 이범영(23, 부산 아이파크)은 “긴장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승규가 “발로 하는 패스가 자신 있다”고 하자 이범영은 이에 질세라 “그럼 나는 손으로 하는 게 자신 있다”고 했다. 둘 다 표정은 웃음기가 가득했지만, 말 속에는 뼈가 담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골키퍼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옥신각신했다. 2009년 이집트 FIFA U-20 월드컵에서 제대로 붙었다. 이범영이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로 나와 한 발 앞선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범영은 중거리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이후 8강 가나전까지 4경기 동안 김승규가 뛰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후배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꼈다.

2011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김승규가 손목을 다쳐 11월 복귀전까지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 과정에서 이범영은 부산의 주전 골키퍼로 경험을 쌓았다. 김승규가 빠진 올림픽팀에선 하강진(23, 성남 일화)과 경합했다. 이범영은 청소년 대표 시절보다 한층 성숙한 기량을 보이며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서서히 꿰차기 시작했다. 1월 15~21일 킹스컵에선 덴마크, 노르웨이전을 무실점 선방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승규는 약체 태국전에서 한 골을 실점했다.

2월 6일 사우디와의 올림픽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젠 김승규가 도전자다. 안정적인 선방 능력과 묵직한 존재감을 앞세운 이범영이 한발 앞섰다. 불안한 수비 집중력에도 일대일 상황을 수 차례 막아내며 코칭 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이범영은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올림픽 본선에 뛰는 골키퍼가 진짜 주전”이라고 섣부른 자만심을 경계하지만, 김승규는 “사우디전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주전 확보에 대한 당찬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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