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부 진출' 정대세의 인생역전 드라마
입력 : 2012.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인민루니' 정대세(27)가 우여곡절을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쾰른 FC에 입단한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다.

재일교포 3세 정대세가 일본 조선학교 출신 최초로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 입단해 세간을 놀라게 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험난한 프로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주위의 우려에도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뿌리내려 2007~2009년 세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포를 가동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다소 투박한 드리블과 무대포 슈팅으로 완벽한 공격수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투지를 앞세워 J리그 내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J리그 성공과 맞물려 2010년에는 큰 행운이 찾아왔다. 북한이 가까스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경사였다. 그 중심에는 정대세가 있었다. 정대세는 혹사 논란에도 북한 유니폼을 입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비록 3전 전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브라질전을 앞두고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은 전 세계 축구팬의 가슴을 적셨다.

정대세는 월드컵에서 뚜렷한 활약은 없었다. 오직 유럽 진출에 대한 선수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프로 데뷔 5년 만에 또 하나의 꿈인 유럽 진출을 일궈냈다. 그리고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 입단한 정대세의 투지는 독일에서도 통했다. 자신보다 월등히 큰 선수들 틈에서 부딪히며 실력도 일취월장해 첫 시즌 14골을 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0/2011 시즌 막바지에는 시련을 겪었다. 보훔이 1부 승격을 앞둔 상황에서 목, 무릎을 연달아 다쳤다. 1부 승격을 눈앞에 둔 보훔과 시즌 활약으로 더 높은 무대로 향하려던 정대세 모두 부상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6월 박지성 자선경기에 참가한 정대세는 '스포탈코리아'를 통해 "올 시즌 활약으로 상위 리그로 스텝업(Step up) 하려고 했는데 부상 때문에 뜻대로 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목 수술 후 올 시즌 전반기 도중 복귀한 정대세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금 자리를 잡았다. 14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고, 그중에는 잉골슈타트전 해트트릭도 포함됐다. 이런 꾸준한 활약은 쾰른 구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주포이자 팀의 상징인 루카츠 포돌스키가 전치 4주 발목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자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과감히 정대세를 영입한 배경이다. 쾰른은 정대세에게 등번호 9번이 달린 유니폼을 주며 큰 기대를 걸었다.

정대세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인생의 봄을 맞이하는 것 같다. 나의 노력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기쁘다. 하지만 이적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겠다. 경기장에서 나의 에너지를 발산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대세의 꿈은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활약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다. 분데스리가 1부에서의 성공을 확실할 수 없기에 아직 최종 목표에 다다를 것이라는 예상도 쉽게 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목적지까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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