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도우미' 박지성, 잠든 치차리토 깨웠다
입력 : 2012.02.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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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맨체스터(영국)]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이제는 베테랑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박지성이 '특급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개최된 리버풀과의 FA컵에서 직접 득점한 데 이어 사흘만에 개최된 리그 경기에서는 도움을 기록했다.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박지성의 맨유는 1월 31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라포드에서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2011/20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맨유는 전반 32분 박지성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성공시켰고, 이후 베르바토프가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박지성은 그야말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맨유의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지성은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평소에는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었지만, 스토크를 상대로는 페널티 박스 안팎을 주로 넘나들었다. 투톱으로 나선 베르바토프, 에르난데스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의 골문을 노렸고 결국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박지성의 활약은 도움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하지만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맨유닷컴의 아담 보스톡 기자는 박지성의 페널티킥 유도에 대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입단 2년차 시즌 중반을 맞이해 침체의 기로에 섰던 에르난데스를 깨웠다"고 평가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입단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20골을 몰아넣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초반 부상에 이어 지난 11월 26일 이후 2개월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스트라이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신감 저하로 이어졌고 “지난 시즌에 보여준 킬러의 움직임을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스토크전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활발하게 최전방을 누볐고, 두 달여 만에 득점포도 가동했다. 득점 세레모니 후 에르난데스는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 박지성과 뜨겁게 포옹했다. 에르난데스의 득점은 맨유에게 자신감으로, 스토크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베르바토프가 추가골을 넣었고 맨유는 승리할 수 있었다.

박지성은 경기 후 에르난데스에 대해 “언제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믿었고, 오늘 골을 넣었다”며 “앞으로의 경기를 통해 더 많은 골을 넣으리라 믿는다” 후배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자신이 만들어낸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실수 없이 득점으로 연결한 것에 대한 고마움도 묻어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향후 있을 첼시, 리버풀 등 강팀과의 경기를 위해 후반 28분, 에르난데스를 그라운드에서 내려오게 했다. 퍼거슨 감독은 터치 라인까지 직접 나가 에르난데스를 포옹했다. 에르난데스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팀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비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박지성이 어떻게 '도우미' 역할을 해낼지, 또 동면에서 깨어난 에르난데스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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