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사우디 원정 소득 없었나?
입력 : 2012.02.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승점 1점은 관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객관 전력상 약팀이 챙긴 1점은 본래 점수 이상의 소득으로 비춰지고 강팀의 1점은 실망감을 안긴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사우디 원정에서 수확한 1점은 어느 쪽에 속할까.

2011년 이후 11경기 무패행진(8승 3무)하며 승승장구하고, 지난 1월 태국 방콕 킹스컵에선 우승했기 때문에 1점은 기대 이하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림픽팀은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과정에서 요르단(2차예선), 카타르, 사우디와의 중동 원정에서 모두 1-1로 비겼다.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 현재 2승 2무(승점 8점)를 기록하며 오만(승점 7점)보다 일보 앞섰다.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2위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해 22일 오만전(원정)과 3월 14일 카타르전(홈)은 ‘가시밭길’이다.

홍명보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최소 4승 2무로 본선 진출을 확정하겠다고 공언했다. 3차전까지 2승 1무를 기록하며 일은 홍 감독 의중대로 풀렸다. 그러나 4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암초를 만났다. 3차전에서 한국에 0-1 패한 사우디는 벼르고 나왔다. 로렌조 사우디 신임 감독은 강한 압박과 효율적인 공격으로 한국을 공략했다. 숨통을 죄는 압박에 홍명보호 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고 상대의 영리한 파울 플레이에 체력을 소진했다. 팀 색깔을 내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올림픽팀은 포기하지 않고 달려 들어 승점 1점을 거머쥐었다. 요르단, 카타르전에 이어 사우디전에서도 중동 원정 텃세와 환경적인 어려움을 딛고 만든 무승부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보경의 동점골은 조 2위 추락과 사기 하락을 막는 효과를 가져왔다. 조 선두는 여전히 한국 차지다. 1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과 킹스컵 대회를 통해 17일 동안 발을 맞췄기 때문에 무승부는 아쉬운 결과였지만 사우디 원정 무승부로 희망의 불씨를 남겼다.

분명 카타르전 몰수승으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오만이 부담스럽다. 홍명보 감독이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힘들게 따라가다 보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사우디전 무승부를 아쉬워한 이유도 차후 일정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오만전에서도 무승부 이하의 성적을 내면 카타르와의 홈 경기는 극심한 압박감 속에서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열을 정비해 오만 원정에서 승리하면 본선행 티켓을 딴다. 벌써부터 색안경을 낄 필요는 없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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