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반치치, 라데-데얀 뛰어넘는 ‘거성(巨星)’ 될까
입력 : 2012.02.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가고시마(일본)] 배진경 기자= ‘라데와 데얀을 뛰어넘어라’.

성남일화의 신입 공격수 요반치치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동구 출신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되어야 한다. 우선 자신의 삼촌이자 K리그의 전설적인 스타 라데 보그다노비치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현재 K리그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데얀(서울)의 아성도 넘어서야 한다.

요반치치 vs 라데
지난 1월 성남에 합류한 요반치치는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라데의 조카라는 배경 때문이다. 성남에 입단한 것도 라데가 주선했다. 라데는 92년부터 5년 간 K리그에서 활약하며 포항의 황금기를 열었던 선수다. 한국팬들을 위한 쇼맨십도 뛰어난데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도 빨라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요반치치가 삼촌의 경기를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라데에 대한 올드팬들의 향수는 이해하고 있었다. 요반치치는 “삼촌이 뛰던 당시에 나는 너무 어렸고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직접 경기를 볼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CD로 K리그의 하이라이트를 봤다. 삼촌이 골을 넣는 장면에서 중계진이 ‘라데 라데 라데 라데…’라고 외치던게 생각난다. 삼촌만큼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반치치를 위해 라데가 남긴 조언은 무엇일까. 요반치치는 “삼촌으로부터 K리그는 빠르고 과감한 축구라고 들었다. K리그가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지 말라고 했다. (팀동료)사샤도 나한테 그렇게 조언하더라”고 답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다. 이적이 워낙 급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요반치치는 “좀더 세심하게 얘기를 듣지는 못했다”면서 “다른 내용들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반치치 vs 데얀
라데가 과거의 사람이라면 데얀은 바로 지금 눈앞에 있는 ‘거성’이다. 데얀과는 여러 모로 비슷한 듯 경쟁구도를 갖는다. 우선 국적이다. 요반치치는 세르비아인이고 데얀은 몬테테그로 출신이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분국하기 전까지 둘은 같은 나라 사람이었다. 신체조건도 비슷하다. 키는 187cm로 똑같고 몸무게는 1kg 차이다. 최전방 공격수라는 포지션도 같다. 요반치치가 K리그에서 전성기를 써나가고 있는 데얀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에 대한 요반치치의 답은 굵고 짧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성격상 라이벌 구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훈련과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첫 시즌에)10골 이상은 넣고 싶다. 욕심은 많지만 한국 축구와 문화에 빨리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답했다. 데얀과는 진작 스쳤던 인연이 있다. 모국의 2부리그에서 뛰던 당시 서로 상대팀 선수로 겨룬 적이 있다. 요반치치는 “실제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에 온 뒤 그를 알게 됐고 연락도 자주 하고 있다. 데얀이 지금 가고시마에 있는데(FC서울 전지훈련),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며 친분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3자가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김도훈 코치에게 둘을 비교해달라고 요청하자 “데얀이 짜임새 있고 패스와 동료들을 이용하는 플레이에서 최고라면, 요반치치는 데얀보다 파워가 더 좋고 혼자서 수행하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다만 헤딩력이 약한 편인데, 좀더 적응하면 데얀보다 잘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ACL 우승 가장 욕심난다”
팀 훈련에 합류한지 한달 남짓 흘렀다. 팀 분위기는 무척 만족스럽다. 신태용 감독에 대해서는 “훈련이 세르비아에서보다 좀더 힘든 것 빼고는 다 좋다”고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김도훈 코치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요반치치는 “코치님이 센터포워드 출신이라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크다. “왼쪽의 한상운, 오른쪽 에벨톤, 가운데 에벨찡요 모두 정말 대단한 테크니션(technical crazy)이다. 언제든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골 기회도 많이 생기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공격진이)이번 시즌에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성남은 이번 시즌 K리그와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피스컵까지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요반치치는 그 중에서도 챔피언스리그가 가장 욕심 난다고 했다. 아시아 대륙에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 자신이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하지만 과감한 목표 수치를 제시해달라는 요청에는 진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신태용 감독이 ‘요반치치가 40골은 넣어줄 것’이라고 했다는 전언에는 “40골이라고 하면 징크스가 생길 것 같다. 그저 매 게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말로 대꾸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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