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오리스, 황선홍이 극찬한 외인 공격수
입력 : 2012.02.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귀포] 윤진만 기자=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공격수 출신 지도자가 후배 공격수의 능력을 잘 파악하는 건 당연하다. 감독마다 편차가 있지만 습관, 움직임,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을 감지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현역시절 한국을 대표한 골잡이 황선홍 포항 감독이라면 시간은 더욱 단축된다. 황 감독은 선수 시절 경험을 살려 공격수 육성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 작년 신인 고무열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해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한 것이 최근 업적. 고무열은 신인상 후보가 되어 기대에 부응했다. 가나 공격수 아사모아도 황 감독 밑에서 능력을 뽐냈다.

그런 황 감독이 2012 시즌을 앞두고 타 구단 공격수를 칭찬했다. 대상은 K리그 최초 벨기에 출신 공격수 케빈 오리스. 10일 제주 전지 훈련 중 맞붙은 대전 시티즌과의 연습경기에서 오리스의 움직임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상철 감독은 “(황)선홍이 형이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날 오리스가 192cm 88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워 포항 수비를 무기력하게 만든 활약은 황 감독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전 미드필더 고대우는 “포항 수비수들이 오리스를 막지 못해 쩔쩔 맸다”고 회상했다. 오리스는 대전의 제주 전지훈련에서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팀 득점의 7할 이상을 책임지며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을 알려왔다.

14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직접 본 오리스는 단연 눈에 띄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90분 내내 쉬지 않고 공격 진영을 누볐다. 브라질 출신 레오와 일본에서 건너온 유타 바바에 비해 발 기술과 축구 센스는 떨어졌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로서 포스트 플레이를 하면서 기습적인 슈팅을 뿌리며 차원 높은 경기를 했다. 동료와 패스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구단은 ‘물건’을 건졌다며 벌써부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스카우트를 통한 영입이어서 반신반의했던 유상철 감독도 오리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유상철 감독은 “케빈은 굉장히 의욕적이다. 스스로 적응을 빨리 하려고 한다.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선수들하고 잘 어울린다”라고 했다. 대전 김광희 사장도 “스카우트가 정말 잘 데려온 것 같다”라며 만족스러워한다.

오리스에 관한 일화는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오리스는 벨기에 리그에서 주장을 맡아 선수를 다독일 줄 알고 나이 어린 선수를 챙길 줄 안다는 얘기부터 벨기에에서 출장 뷔페 회사를 차릴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아 대전 선수들의 식단까지 챙긴다고 한다. 훈련장에 공 주머니를 들고 오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구단 관계자들은 뚜껑이 열리기 전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오리스가 스테보(수원) 이상의 외인 공격수로 거듭날 재목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 시즌 오리스를 주목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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