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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이흥실 감독대행의 익살 속에 드러난 자신감

기사입력 : 2012.02.2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이장은 최강희 감독님이 하셨고, 청년회장은 (이)동국이니까...”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를 이끌고 있는 이흥실 감독이 K리그 킥오프 기자회견에서 고민에 빠졌다. 전술이나 선수 활용 그리고 상대방 분석 때문이 아니었다. 이 대행은 클럽하우스가 있는 봉동에서 어떤 직책을 맡아야 하는 지를 두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는 장고 끝에 새마을지도자를 선택했다. 이 대행은 “우승하면 4H 마크가 가슴에 달린 옷을 입고 세레모니를 하면 되겠네”라고 말하며 흡족하게 웃었다. 이어 옆에 있는 정성훈에게 “니는 삽을 준비해라. 알았지?”라고 주문했다.

이 대행의 끝없는 말의 드리블에 전북 테이블에서는 웃음이 넘쳐났다. 구수한 입담을 자랑했던 최 감독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말솜씨였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답만을 내놓던 이 대행의 변화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초보가 설치면 보기 싫잖아. 사실 정해성 감독님이 독설 해달라고 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기회를 놓쳤지.” 이 대행은 입담을 숨긴 이유를 담담하게 밝혔는데, ‘초보’임을 재차 언급하면서도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팀 감독들이 우승 예상팀으로 전북보다는 서울과 수원을 많이 꼽은 것에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는 “뭐 감독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겠지. 우리 선수들이 감독 불쌍해서 잘해주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미소를 흘렸다.

이 대행은 인터뷰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은근하게 내비쳤다. 그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마치 10년 차 감독처럼 여유롭고 당당했다. 그는 “어차피 하던 일이다. (감독이) 불편하지 않다”라고 했다.

그의 자신감을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이 대행은 선수들을 완벽하게 믿고 있었다. “(정)성훈이도 잘해 줄 거고, 올 시즌에는 (진)경선이도 주목해야 한다. 머리 값과 분유 값을 다 벌어야 하지 않겠나? 지난 시즌에는 좀 아쉬웠는데 이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행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드로겟의 머리 길이에 대해서도 살짝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 대행의 웃음 속에는 뼈가 들어있었다. 그의 익살은 여유로움에서 나온 것이었다.

최 감독은 장고 끝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아쉬워 하는 팬들에게 안심할 것을 당부했었다. 최 감독은 "이흥실 아찌가 있는 데 무슨 걱정인가"라고 했다. 이 대행의 지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 감독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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