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주전탈환’ 정성룡, 집중 위해 면도도 안 했다
입력 : 2012.03.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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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주전 탈환을 위한 정성룡(27, 수원)의 각오는 비장했다. 국가대표팀 소집기간 중 자신만의 미신을 철저히 지키며 집중했다.

정성룡은 2월29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에서 쿠웨이트의 예봉을 차례차례 막아내며 최종예선 진출의 숨은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후반에 걸쳐 이루어진 기습적인 슈팅을 침착하게 막아냈다. 답답했던 경기가 후반 20분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한번에 숨통이 트일 때까지 정성룡의 무실점 방어가 밑거름이 되었다.

불과 나흘 전 있었던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정성룡은 벤치를 지켜야 했다. 최강희 감독이 훈련기간 중 열정을 보였던 ‘넘버 투’ 김영광(28, 울산)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흔치 않은 골키퍼 교체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쉽게도 김영광은 이 경기에서 2실점을 허용했고, 결국 운명의 쿠웨이트전에서 수문장은 정성룡에게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정성룡의 행운으로 치부하기엔 그의 각오가 너무나 비장했다. 훈련기간 중 목격되었던 정성룡의 일보 후퇴에 대해 정성룡은 “감독님의 첫 소집이자 첫 경기였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성숙함을 과시했다. 김영광의 거센 도전을 감지한 정성룡이 선택한 것은 물론 정면돌파였다. 그러느라 정성룡은 “동계훈련도 열심히 했지만 이곳(대표팀)에 온 이후로 수염과 손톱을 깎지 않았다”고 밝혔다.

운동선수들은 나름대로의 미신을 한두 개쯤 갖고 있다. 정성룡의 경우는 수염과 손톱을 깎지 않는 것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을 건너 뛴 뒤 쿠웨이트전에서 선발 출전해 자신의 미신이 통했음을 입증했다. 경기 중 몇 차례 결정적 선방으로 코칭 스태프의 신뢰도 찾았다. 물론 주전 경쟁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는 확신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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