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최용수, 데얀에 회유 아닌 철퇴든 까닭은?
입력 : 2012.03.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구] 류청 기자=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개막을 앞두고 정식 감독이 된 최용수가 시즌 첫 경기에서 칼을 뽑아 들었다.

칼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데얀이었다. 최 감독은 4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이자 서울의 주전공격수인 데얀을 전반 22분만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한 인터뷰에서도 “데얀이 팀과의 약속을 어겼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좀처럼 선수 개인의 실수를 언급하지 않았던 최 감독은 인터뷰 내내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데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일종의 선전포고 같은 것이었다. 최 감독은 “교체는 온전히 내 권한”이라며 부상이나 다른 이유가 없었음을 확실히 한 뒤 “(데얀의 이날 행동은) 팀 동료들이 보여준 신뢰를 망각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불거진 사건의 뿌리는 지난 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즌 개막전 불거졌던 이적 사건의 여진이었다. 광저우 부리는 데얀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약 50억 원, 연봉으로 기존의 두 배인 약 20억 원을 내밀었었는데, 서울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데얀과 데얀의 대리인 측은 크게 반발했다. 데얀은 훈련에 이틀이나 불참하기도 했었다. 데얀이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며 일은 일단락됐었다.

당시에는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뇌관은 남아있었던 셈이다. 결국 시즌 개막전에서 부분적으로 폭발이 생겼다. 최 감독은 데얀과 직접 면담을 하며 당부했음에도 데얀이 경기장에서 100%를 보여주고 않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바로 철퇴를 내린 것이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최 감독은 두 가지 해결책, 회유책과 강경책 중에서 후자를 택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얀에게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면 나머지 선수들도 술렁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팀의 기강을 세워서 목표인 K리그 우승컵 탈환을 이루겠다는 노림수가 있었다.

데얀 길들이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최 감독이 강력한 몸짓을 보여준 이유를 데얀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영리한 데얀은 자신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나갈 확률이 높다. 최 감독과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팀을 위해 다시 뛰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최 감독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최 감독에게도 데얀은 버리기 힘든 카드다. 그래서 더 물러날 수 없다. 데얀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시즌을 이끌어가야 한다. 최 감독은 이미 데얀에게 모범답안을 던졌다. 그는 “한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라며 “본인이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면 (다음 경기 출전을) 고려해 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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