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라운드 업] 봄날 맞은 이동국…태업하다 철퇴 맞은 데얀
입력 : 2012.03.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민선 기자= 이 정도면 축구에 심드렁한 여자친구를 경기장에 데려올 만 하다. 지긋지긋한 영화 관람은 잠시 멈추고 가까운 축구장을 찾아간다면 여자친구를 ‘축빠’로 만들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즌 내내 2012 K리그 개막전만 같다면 말이다.

전북의 ‘닥공’은 시즌2가 돼도 여전했고, ‘신공’을 앞세운 성남은 막강한 공격진을 앞세우며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했다. 울산의 ‘철퇴 축구’는 한층 더 강력해졌으며, ‘방울뱀 축구’를 주창한 제주는 독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K리그 최다 관중 몰이를 하는 두 팀, 수원과 서울은 개막전에서 다소 주춤했다. 수원은 부산에게 승리를 거뒀지만 ‘진짜 윤성효식 축구’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조금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경기력을 보였다. 정교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서울은 ‘데얀 태업’ 사건 때문인지 대구를 맞이해 악전고투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1라운드 경기 결과
전북 3-2 성남
포항 0-1 울산
전남 0-0 강원
제주 3-1 인천
대구 1-1 서울
상주 0-1 광주
수원 1-0 부산
경남 3-0 대전

▲최고의 경기: 전북 vs 성남
축구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가 나왔다. 개막전 승리에 대한 부담으로 자칫 신중하다 못해 지루한 경기를 펼칠 법도 했지만 역시나 두 팀은 ‘닥공’과 ‘신공’만 내세울 뿐이었다. 전북은 전반 13분과 18분 이동국의 연속골로 단숨에 앞서갔다. 그러나 반격을 시작한 성남은 에벨론의 두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중반까지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후반 37분 에닝요의 오른발 프리킥 득점이 나오기 전까지 승부 예측이 어려웠다. 그 정도로 양 팀 경기는 불꽃 튀겼다. 신태용 감독은 2-3 패배에도 성남 선수는 물론 전북 선수까지 칭찬했다.

▲Man of the 1R: 이동국
2012 K리그 첫 번째 각본으로는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 불운을 딛고 아픔을 치유한 후 한국 최고의 골잡이, 이동국은 K리그 개막전에서 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A대표팀에서 골을 기록하며 2014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는 그 기세를 K리그에서도 이어가는 모양새다. 골 장면 모두 센스가 넘쳤다. 첫 골(116호 골)에서는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로빙슛으로 마무리했고, 두 번째 골(117호 골)에서는 놀라운 턴 동작으로 몸을 돌린 후 공의 속도를 그대로 살리면서 성남 골망을 흔들었다.

▲말말말
“여기 있는 기자들이 평가를 내리는 게 더 바람직한 것 같다. 내가 아는 데얀은 공을 만지고 싶어 하고,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선수다. 그런데 모든 부분에서 단 1%도 해당 사항이 없었다. A매치에 출전한 후 한국에 도착해서 밝은 모습이었는데, 본인은 팀과의 약속을 어겼다.” (서울 최용수 감독에게 ‘데얀이 태업을 한 것인가’라고 묻자 격분하며 토해 낸 답변.)

“준비했던 것의 반 정도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수원 윤성효 감독이 부산전 직후 한 말. ‘윤성효 축구’는 언제 나올 지 의문.)

“가위 바위 보를 시키지 뭐. 아니면 훈련 끝나고 자주하는 골대 맞추기를 하든지…” (좋은 선수가 너무 많아 누구를 선발로 내보낼 지 괴롭다는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의 대처 방안.)

“나도 깜짝 놀랐다. 이동국이 전반 초반 두 번의 터치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신기록을 세운 걸 축하한다.” (이동국이 K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을 기록하자 A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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