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최강희 감독, 왜 외국인 지도자 선임 주장할까
입력 : 2012.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본선은 외국인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도자의 우수성을 주창해도 모자랄 판에 국내 축구의 지도자 격인 최강희 감독이 왜 스스로 그런 말을 했을까?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12월22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은 “최종예선까지만 하겠다. 월드컵 본선은 외국인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현장 취재진이 깜짝 놀라 “2013년 7월까지 하겠다는 말 맞는가?”라고 되물었을 정도다. 최강희 감독은 단호하게 “그렇다”고 못박았다.

그로부터 2개월이 조금 더 지난 3월5일 최강희 감독은 다시 취재진 앞에 섰다. 절체절명의 관문 쿠웨이트전(2월29일)을 무사히 넘긴 다음이었다. 앞서 언급한 최종예선 시한부 공언에 변화 유무를 묻자 최강희 감독은 “한 경기를 치르고 나니 더 확실해졌다”고 대답했다. 그리곤 외국인 지도자론이 다시 거론되었다. 최강희 감독은 재차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현재 K리그에도 젊고 공부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그들에게 4년이란 시간을 줘서 자기 색깔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전력을 극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지도자를 말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의 말을 정리해보자. 만약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고 국내 지도자를 선임해 장기적 발전계획에 따라 2014년까지 갔다면 외국인 지도자는 필요 없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조광래 감독 체제가 1년반만에 막을 내렸다. 경기력 저하까지 겹쳐 아시아지역 3차예선부터 탈락 가능성이 발생했다. 긴급소방수로 자신이 투입되어 급한 불을 일단 껐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가 정상궤도로 재진입했다고 볼 순 없다. 자신의 축구철학 구현보다는 최종예선 통과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는 단기 토너먼트에서 ‘반짝’ 효과를 내는데 효과적인 외국인 지도자를 주장한 것이다.

설명을 하면서 최강희 감독은 젊은 국내 지도자들의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공부도 많이 하고 능력도 있다. 충분히 시간을 준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K리그에서는 현재 지도자 세대교체가 활발하다. 신태용(성남), 최용수(서울), 황선홍(포항), 유상철(대전), 안익수(부산), 김상호(강원) 등의 신세대 지도자들이 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외국인 지도자론’은 결국 후배 지도자들에게 인내심 있는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자기 신념의 완곡한 표현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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