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의 당돌한 경고...“K리그! 울 준비 됐나?”
입력 : 2012.03.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팀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 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실력을 입증해야 좋은 팀이 되는 거 아닌가?”

경찰청 한 관계자는 18일 부천FC와의 FA컵 1라운드를 앞두고 2012 시즌 첫 선을 보이는 구단의 경기력에 ‘기대반 우려반’ 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경찰청은 한 차원 높은 실력을 바탕으로 4-0 완승했다. 29일 2군 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레알 경찰청’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전력을 펼쳐 보였다.

▲ ‘레알’ 경찰청 개봉박두
경찰청의 전력은 예상 그대로다. 경찰청 조동현 감독은 경기 전 양동현, 김영후 중 한 명만을 선발로 기용할 수 밖에 없고, 김두현, 염기훈을 벤치에 앉혀둬도 걱정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상대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말하길 꺼려했지만, 이날 선발 명단은 전력의 60%에 불과하다고 귀띔했다. 김영후, 배기종, 김영우가 선발 출전하고 벤치에 김두현, 염기훈, 양동현이 대기하고 있느니 그럴 만도 했다. 조 감독은 “가진 사람의 여유랄까”라며 멋쩍게 웃었다.

경찰청은 전반 28분 염기훈을 투입하고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13분 김문수, 후반 32분 양동현, 후반 44분 김두현이 연달아 득점했다. 염기훈이 왼발 프리킥과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했다면 점수차는 더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후반전 염기훈, 김두현이 주도하는 경찰청의 경기력은 K리그 팀들의 그것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압박, 패스웍, 팀플레이, 개인기술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 김두현·염기훈 효과
특히나 김두현, 염기훈의 효과가 컸다. 조동현 감독이 아낄 예정이던 김두현은 경기가 기울자 모습을 드러냈다. 김두현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자리했고 염기훈이 우측면으로 이동했다. 둘이 함께 누비면서 공격력은 배가 됐다. 김두현은 빠른 상황 판단과 예리한 횡패스로 공격의 다변화를 꾀했고 후반 44분에는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염기훈은 압도적인 개인기량으로 경기장을 휘저었다. 후반 13분 헤딩 패스로 김문수의 골을 도왔다.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몸 상태가 두 선수 모두 정상이 아닌데도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였다. 조 감독은 두 선수의 활약은 당연한 것이라 자부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가 다른 선수들의 상승 효과도 가져온다고 했다. 경기 전 “두 선수가 정말 성실하다. 김두현은 완전 생도생이다. ‘FM’이라 다른 선수들도 ‘FM’이 된다. 타 선수들이 좋은 것만 보고 배우면서 덩달아 실력이 는다”라며 ‘프로페셔널’한 두 제자를 기특해했다. 김두현은 이에 “(FM 을) 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군대니까…”라며 현실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둘이 버티는 경찰청은 분명 작년과는 수준이 달라졌다.

▲ “K리그 팀 각오하라”
경찰청은 29일 FC서울(U-23팀)전을 시작으로 2군리그에 참가한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K리그 구단 격침이다. 10년 만에 FA컵 무대에 도전한 경찰청은 FA컵에서 K리그 팀을 물리치고 돌풍의 주역이 되고자 한다. 조 감독은 “K리그 팀들과의 경기부턴 정예멤버를 내세울 생각이다. 올라가면 그들을 혼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FA컵은 32강부터 K리그 16개 구단이 참가한다. 경찰청이 K리그를 상대하려면 2라운드를 통과해야 한다.

2010년 수원의 FA컵 우승 주역 김두현이 감독의 말을 거들었다. 김두현은 “프로(팀)를 한번 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염기훈을 비롯해서 새로 들어온 기수와 같이 한다는 게 매우 재밌다. 플레이가 좋아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경찰청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며 높은 곳을 바라봤다. 김두현은 10월 초 제대해 FA컵 결승(10월 20일 또는 21일)에 올라도 경기에 뛰지 못한다. 그래도 힘이 닿는 한 팀의 돌풍을 이끌다 가겠다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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