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울산의 '철퇴축구', 왜 침묵했나
입력 : 2012.03.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구] 윤진만 기자= 울산 현대가 처음으로 침묵했다. 25일 대구와의 K리그 4라운드에서 0-1 패해 5경기 무패행진(4승 1무)이 끝났다. 철퇴의 파워는 약했고, 영점 조준에 실패한 공은 골문 안이 아닌 골대로 향했다. 모아시르 체제 하에 삼바 군단으로 변신한 대구의 필사적인 반격도 그들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정규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 펄펄 난 모두 울산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1. 방전된 철퇴축구
김호곤 감독은 경기 전 대구전을 고비라고 말하며 우려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팀을 상대하는 데 끊임 없이 고민했다고도 말했다. 그의 고민에는 근거가 있었다. 울산은 3일 포항과의 K리그 개막전부터 20일 FC 도쿄전까지 18일 동안 5경기를 치러 체력의 열세를 보였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도 커 주전 선수를 뺄 수도 없었다. 주전을 빼자니 대구가 무섭고, 주전을 넣자니 체력 문제에 발목을 잡힐 까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체력에 여유가 있는 대구에 밀리기 시작했다. 대구가 전방위적인 압박, 협력 수비로 울산의 숨통을 죄었다. 12분에는 마테우스가 선제골까지 넣었다. 울산은 이근호를 활용한 루트가 상대 수비에 가로 막혀 제 힘을 내지 못했다. 이근호는 지난 5경기만큼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발걸음이 무겁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빠른 축구가 이번 시즌 테마인 울산이 느린 발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2. 탕, 탕, 탕 골대 불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골대 불운까지 겹쳤다. 전반 7분 강진욱의 좌측면 왼발 크로스를 아키가 이마에 맞춘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흘러 나왔다. 후반전에는 김신욱의 가슴 트래핑에 이은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과 최재수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연달아 왼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대구 골키퍼 박준혁의 선방도 갈 길 바쁜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박준혁은 후반 중후반 김신욱의 터닝슛, 이근호의 노마크 오른발 슈팅, 이호의 문전 앞 슈팅까지 모조리 막았다.

#3. 백업 공격 자원 부재
울산은 한 방이 필요했다. 전반에 체력을 지나치게 소진한 대구가 후반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해 만회골을 넣으면 역전골이 될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한 마라냥을 제외하곤 울산의 명단에 확실한 공격수는 없었다. 골키퍼 김승규를 비롯한 최재수, 김영삼, 이재성, 임창우 등 수비수 네 명과 미드필더 최진수만이 대기했다. 김호곤 감독이 쓸 카드가 많지 않았다. 후반 15분과 28분 각각 강진욱, 김승용을 빼고 최재수, 이재성을 투입했다. 태업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루시오와 연봉조정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고창현처럼 경기의 흐름을 바꿀 공격수의 부재가 아쉬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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