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밀당 기술’, 통(通)하였느냐
입력 : 2012.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황선홍 포항 감독이 이번 시즌 운영 전략으로 ‘플래툰 시스템’을 내걸었다. 여러 선수들을 주전으로 활용하면서 무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다. 붙박이 주전은 없다. 이른바 ‘밀당(밀고 당기기)’ 싸움이다. 줄 듯 말 듯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탓에 선수들은 애가 타지만 성과는 나쁘지 않다. 지난 25일 상주전에서 리그 첫 승과 통산 400승을 달성했다.

붙박이 주전은 없다
수비 쪽부터 손을 댔다. 상주전에서는 주전 골키퍼 신화용 대신 김다솔이 장갑을 꼈다. 황 감독은 “화용이에게 적절한 자극이 필요한 때”라며 일침을 놓았다. 이어 “플래툰 시스템을 통해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백 포지션도 로테이션 대상이다. 김원일과 조란을 번갈아 쓰고 있다. 각각 장점이 분명한 선수들이라 상대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부 경쟁으로 긴장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황 감독은 “조란을 3라운드에서 출전시키지 않았더니 의식하는 것 같더라. 훈련 때 뒤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원일 입장에서도 신경 쓰이기는 마찬가지. 김원일은 “조란과의 경쟁이 의식되는 게 사실이다. 출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실점하지 않고 공중전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야 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미드필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김태수와 이번 시즌 K리그 복귀에 성공한 황지수가 출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황 감독은 “지수는 공수 조율 능력이 좋다. 내가 요청하는 내용을 금방 이해하고 적용한다. 태수는 지수에게 없는 능력이 있다. 수비력은 더 좋다. 상황에 따라 둘을 바꿔가면서 쓸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격수들에게는 ‘무한 격려’
긴장감만 안기는 것은 아니다. 공격수들에게는 관대한 편이다. ‘이적생’ 박성호와 ‘기대주’ 고무열 모두 이번 시즌 득점 기록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그치기보다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성호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눌려있고 고무열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고무열의 경우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수술과 재활을 거치면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대신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줄 것을 주문했다. 황선홍 감독은 “자신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뛰어줬으면 좋겠다. 골이 되든 안되든 일단 득점 기회에서는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하고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팅을 아끼는 것은 득점 기회를 아예 차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믿음을 준 덕(?)에 반사 효과도 누리고 있다. 조찬호, 노병준, 김진용 등 출전기회만 노리고 있는 이들의 창끝은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실제로 조찬호는 상주전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팀 400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찬호는 “어떤 상황이든 더 적극적인 슈팅이나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매 경기를 앞두고 슈팅 연습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출전 기회를 얻으면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담금질로 포항의 ‘철인들’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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