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K리그 수비수 품귀현상… 불안한 감독들, 왜?
입력 : 2012.03.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K리그에서 수비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센터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각 팀 감독들은 전력 유지에 노심초사다. 주력 자원들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대체 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눈에 띄게 불안해 보이는 팀은 전북이다. 주전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조성환, 심우연, 임유환이 차례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이강진마저 목 근육 파열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센터백 자원을 모두 잃었다. 딱한 사정으로는 부산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영입한 여효진과 황재훈, 이요한이 동계 훈련 도중 십자 인대파열과 허벅지 부상 등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급하게 박용호와 이경렬을 데려왔지만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안익수 감독은 시즌 초 수비전력 누수에 대해 “부상이나 경고 누적 같은 일이 발생하면 어려워진다”며 염려했다.

성남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주축 수비수 사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수원에서 영입한 황재원은 5월에나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은 “임종은과 윤영선이 잘해주고 있지만 대체 선수가 없어서 불안불안하다”고 말했다. 대구도 마찬가지. 주장이자 수비리더인 유경렬이 발목 인대 부상을 당했다. 이지남과 김기희로 구멍을 메우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수비수 품귀현상, 왜?
그야말로 수비수 ‘기근’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됐을까. 몇 가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지난 시즌 K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의 여진을 꼽을 수 있다. 다수의 수비 자원들이 연루되면서 유니폼을 벗었다. 부산, 전남, 상주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K리그 전체로도 수비 자원 숫자가 줄었다. 그 여파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에 유난히 수비수들의 부상이 많은 상황이다. 준비가 덜된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체력을 끌어올리거나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대체 자원이 없는 팀들의 경우 주력 선수들의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피로누적과 잔부상이 겹치기도 한다.

또 다른 이유는 포지션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스토퍼는 특장점이 있는 선수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신체 조건이 탁월해야 하고 맨투맨 혹은 공중전 등이 뛰어난 선수들을 조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 감독은 “다른 포지션은 비교적 자유롭게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반면 스토퍼는 소위 땜빵이 안되는 포지션”이라고 덧붙였다. 신인들을 내보내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한 명이 리드를 하고 그 옆에서 유기적으로 커버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필요한데, 신인들이 금방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각 팀 대처 방안은
비상 상황에 대한 팀별 대처법은 각양각색이다. 전북은 일단 변칙 기용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 미드필더 김상식을 수비진영으로 내리고 공격수 정성훈까지 보직변경하는 변칙 운영으로 대처하고 있다. 공격수인 정성훈이 상대 공격수들의 맥을 읽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다. 지난 25일 서울전에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본업이 수비가 아닌 탓에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정성훈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신인 수비수 김재환을 전격 투입하거나 ‘팔방미인’ 김정우를 수비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

부산은 팀워크로 극복하고 있다. 수비 안정을 우선하는 팀 특성과 물려 있다. 미드필드부터 두텁게 벽을 쌓아 협력수비를 펼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운영이다. 김한윤을 필두로 하는 전진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고, 수비시에는 이중의 벽을 만들어 틈을 노출하지 않는 식이다. 안익수 감독은 “새로 합류한 이경렬, 박용호와 기존 자원인 에델, 유지훈, 김창수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비교적 잘 버텨주고 있는데,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남의 경우 사샤와 황재원이 합류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엔 딱히 묘수가 없다. 임종은과 윤영선이 선방하고 있는 만큼 잘 버텨주기만 하면 된다. 경고 누적이나 부상 등의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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