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주] 떠나는 허정무, ''나 하나 물러나 구단이 정상화 될 수 있다면…''
입력 : 2012.04.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윤진만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57)이 물러났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광주와의 K리그 7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했다. 통상 하는 공식 기자회견과는 성격이 다른 사임 회견이었다. 허 감독은 전날 국내 언론들을 통해 “광주전을 끝으로 물러가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었다. 그는 경기를 1-1 무승부로 끝내고서 사임에 대한 입장을 말했다.

허 감독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표를 하게 되었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감독으로서 성적 부진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그 동안 열심히 따라준 선수, 코치, 구단 관계자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후임 감독이 오고 구단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사임 일성을 말했다.

허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마치고 2010년 8월부터 인천 지휘봉을 쥐었다. 첫 해 리그 11위, 2011년 13위로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성적 부진에 따른 팬과의 마찰, 구단 고위층과의 의견 충돌 등이 불거지며 사퇴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설기현, 김남일을 영입하고도 성적이 신통치 않자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그는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결심했다.

허 감독은 “분명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시장님 부담도 덜어드리고자 한다. 저 하나가 물러남으로써 모든 게 정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팬, 시 관계자 분들이 우리 팀이 좋은 팀이 될 수 있도록 애정과 사랑을 갖고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구단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밖에서도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구단 운영에 관한 뼈 있는 조언도 남겼다. “시민구단이 자생하려면 기본적인 것은 갖춰져야 한다. 시민구단은 창단 초기에 시민주 공모, 단기 스폰서십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1~2년이 지나면 자금이 바닥이 난다. 구단으로선 힘든 일이다. 시장이 바뀌면 구단이 흔들린다. 독립적으로 제대로 구단이 운영되려면 기초 공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허 감독은 인천에서 보낸 20개월의 시간을 뒤로한 채 새로운 인생을 펼친다. 그는 “남아공 월드컵을 마치고 충전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사정에 의해 정리하지 못한 게 많다. 그런 부분들을 정리할 생각이다.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2)를 비롯하여 유럽의 유소년 시스템, 프로 선수 육성, 훈련 과정을 보고 견문을 넓히려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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