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허정무, 사퇴날까지 외로웠다
입력 : 2012.04.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윤진만 기자= 허정무 인천 감독은 쓸쓸하게 떠났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광주FC와의 홈경기를 통해 20개월간의 인천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내외풍에 모두 시달리며 심한 압박을 받았고 성적까지 부진하자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11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나 하나 물러감으로써 구단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허 감독은 제자들로부터 특별한 작별 선물을 받았다. 17분 선제골을 터뜨린 최종환을 비롯한 선발 출전 선수들이 홈 벤치 앞에서 허 감독을 향해 큰 절을 했다. 대선배이자 지도자를 향해 갖춘 예우다. 2010년 차범근 수원 감독도 고별전에서 선수들의 절을 받았다. 허 감독은 만족감에 웃었다.

하지만 팬들은 조용했다. 90분 내내 인천을 응원하면서 경기 후에도 허 감독 이름 한 번 부르지 않았다. 사퇴를 주장하던 그들은 초지일관했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주역 허 감독은 인천에서 보낸 마지막 날에도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어색한 웃음만 지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생이별이라 해도 마지막 인사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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