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베테랑 GK 한동진, 오랜 기다림 끝에 날개 피다
입력 : 2012.04.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제주유나이티드의 베테랑 골키퍼 한동진(33)이 오랜 기다림 끝에 올 시즌 날개를 피고 있다.

한동진은 2002년 제주의 전신인 부천SK에 입단해 지금까지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고 있다. 2003년 31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자리를 꿰차는 듯 했지만, 이 후 경쟁에서 밀리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제주의 골문을 책임졌던 김호준이 군 입대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전태현이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앞서는 듯 했다. 하지만 한동진은 지난 달 24일 수원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또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제주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무실점만큼 한동진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은 고참으로서 솔선수범과 팀에 대한 희생정신이다. 그는연습 경기나 훈련 후에도 끝까지 남아 뒷 정리를 마치고 훈련장을 떠난다. 이를 지켜보던 박경훈 감독은 그의 솔선수범에 대해 흐뭇해 했다. 이에 대해 한동진은 “나이가 어릴 때는 팀 보다 나 자신부터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고참이 되면서 팀을 생각하게 됐다”며 솔선수범한 이유를 밝혔다.

한동진은 8년 동안 비주전 설움을 이겨내고 묵묵히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그가 오랫동안 제주에서 참고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는 팀에 대한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로서 경기에 뛰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 하지만 누가 경기에 뛰든 성적이 좋고, 팀이 이기면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 욕심 보다는 팀의 좋은 성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이 젊은 선수들로 대폭 바뀌었다. 조직력이나 위기 관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제주는 이러한 우려를 씻고 현재 리그 2위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방울뱀 축구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동진은 팀의 최고참으로서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 하려 한다. 그는 “프로에 갓 들어왔을 때 고참들이 많이 혼내서 무서웠다. 요즘은 선수들이 자유분방하면서 활기차고 자유롭다. 서로 하나 되려고 열심히 하다 보니 호흡이 잘 맞게 되어 좋다”며 최근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팀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동진은 팀 내 최고참이자 포지션 상으로 봤을 때 외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제주 팬들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고 있다. 그는 “팬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많이 불러주면 힘이 난다.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같이 박수 쳐줄 수 있는 좋은 경기 보여주고 싶다”며 제주 돌풍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사제공=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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