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스타] '검은 백조의 노래' 드로그바, 바르사에 복수혈전 성공
입력 : 2012.04.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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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3년 전에 펼쳐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안방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판정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던 디디에 드로그바가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리턴 매치에서 시원하게 바르사에 설욕했다. 선수 경력의 내리막길을 향하던 드로그바는 2011/2012시즌 막판 파워풀한 플레이로 건재를 과시했다. 첼시의 살아있는 ‘레전드’라 불리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첼시는 19일 새벽(한국시간) 바르사와의 준결승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통산 두 번째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바르셀로나의 안방 캄노우에서 펼쳐질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드로그바다. 안정된 수비를 지휘한 존 테리, 고비 때마다 선방을 펼친 페트르 체흐, 역습 공격의 시발점이 된 프랭크 램파드 등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고른 활약을 펼쳤으나 결승골로 화룡점정을 찍은 드로그바의 마무리가 없었다면 무승부로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첼시는 90분 동안 단 하나의 유효 슈팅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슈팅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바로 전반 추가 시간에 시도된 드로그바의 슈팅이다. 드로그바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며 넘겨준 하미리스의 패스를 깔끔한 논스톱 마무리 슈팅으로 꽂아 넣었다. 위치 선정과 슈팅 타이밍, 슈팅 정확도가 모두 들어맞았다. 빗줄기가 내리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월드 클래스 골잡이답게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드로그바는 득점 뿐 아니라 경기 내내 힘있는 플레이로 바르사의 포백 수비를 괴롭혔다. 드로그바는 첼시 미드필더 대부분이 수비에 치중했기 때문에 전방에 고립되는 시간이 많았다. 길게 전달받은 볼을 사수하기 힘겨웠다. 하지만 워낙 힘이 좋고 위치 선정이 뛰어나 혼자 힘으로도 바르사 수비가 전진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었다.

만 34세가 된 드로그바는 올시즌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22차례 경기에서 겨우 5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시즌 도중 중국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드로그바가 주전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페르난도 토레스가 뜻밖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로그바는 첼시가 염원하는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고의 킬러로 활약 중이다. 6경기서 5골을 몰아쳤다. 레버쿠젠, 발렌시아, 나폴리,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모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며 리그 부진 속에도 첼시가 4강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본인의 동기부여가 확실한데다 챔피언스리그 무대는 풍부한 경험을 요구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드로그바의 설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차전에서 2점차 이상으로 패한다면 결승 티켓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사의 차지가 된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있는 첼시는 안방에서 중원을 내줬고 공격 주도권을 내줬다.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바르사의 안방에선 더욱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2차전의 전략 역시 카운터 어택이다. 드로그바의 활약에 첼시의 운명이 달렸다. 첼시에서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드로그바가 복수혈전을 완성하고 뮌헨에서 펼쳐질 결승전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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