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비축구' 논란 정면돌파…''우리 갈 길 간다''
입력 : 2012.04.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의 축구를 하겠다.”

안익수 부산 감독이 ‘수비축구’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수비에 무게를 두고 승점을 쌓는 챙기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응변의 대처가 아니라 지난 겨울부터 다져온 ‘전술’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이다.

팀 사정상 공격일변도로 나설 수도 없다. 현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7명 중 자그마치 6명이 주전급 수비 자원이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황재훈, 여효진, 이요한이 줄줄이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서울전(11일)에서 스토퍼로 활용했던 정민형도 경기 중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박용호마저 최근 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당했다. 주장이자 수비 리더로 팀을 이끌었던 박용호의 공백은 적잖은 타격이다. 안익수 감독은 “에델과 이경렬을 제외하고는 중앙 수비수로 뛸 선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고참급인 측면수비수 전재호도 피로골절이 반복되면서 회복이 더딘 상태다. 최소한의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비교 대상이 생긴다. 앞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전북은 공격수 정성훈을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부산의 사정은 다르다. 안 감독은 “정성훈의 경우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 싸움을 기대할 수 있지만 우리팀에는 그런 특징을 가진 여유 자원이 없다”며 변칙기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고 승부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조직적인 수비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 수비가 안정되어야 공격도 가능하다는 게 일관된 지론이다. 단선적인 비난 여론에 대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숫자를 늘려 웅크리기만 하는 수비가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만들어낸 ‘조직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감독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오랫동안 땀 흘려 만들어낸 수비 조직이다.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 감독은 “여러분이 흘린 땀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헛되게 생각지 말아라.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의 축구를 할 것이다. 그게 옳은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유로 2004에서 ‘축구변방국’ 그리스가 비슷한 색깔로 우승했던 예까지 들었다.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호오는 있을지언정 그 성과가 폄하되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21일 홈에서 열릴 강원전을 벼르고 있다. 안 감독은 “우리도 공격을 한다”며 웃어보인 뒤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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