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인 최초 200경기’ 아디, “서울서 은퇴하는 게 꿈”
입력 : 2012.05.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한 팀에서 7년을 뛰면서 200경기에 출전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라면 더하다. 흔히 ‘용병’이라는 어감이 좋지 않은 단어로 불리는 외국인 선수들은 같은 유니폼을 2년 이상 입기 힘들다. 하지만 이 남자만은 예외다. 이름 앞에 FC서울이라는 팀명이 붙는 게 정말 자연스러운 아디가 있다.

아디는 29일 강원도 강릉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강원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0라운드 경기에서 K리그 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200경기에 출전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아디는 팀의 짜릿한 2-1 승리를 이끌었고, 원정길에 동참한 팬들은 아디의 이름을 연호했다.

멋진 승리로 기록 달성이 더 빛났지만, 정작 본인은 기록 달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그는 경기장에 들어선 후 팀 관계자와 팬들이 이야기해준 덕분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아디는 믹스트존에서 한 인터뷰에서 “200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해봤다”면서 “K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돼 기쁘다. 구단 관계자, 팬 그리고 같이 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아디는 짧은 시간에 7년이라는 세월을 돌아봤다. 그는 이장수 감독과 빙가다 감독 그리고 동료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라고 했다. 겸손한 아디는 2010년 광대뼈 골절 부상을 딛고 챔피언십 결승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을 최고의 경기로 꼽으며 “이런 날이 다시 올까 싶다”라고 했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7년, 200경기를 뛴 아디의 바람은 단 한가지였다. 그는 “서울에서 시작했고, 서울에서 끝내고 싶은 게 바람이자 꿈”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물론 아디는 조만간 은퇴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한국나이로 37세, 아디의 눈은 여전히 그라운드만을 바라보고 있다.

아래는 아디와의 인터뷰 전문.

-K리그 역사상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200경기에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200경기인줄 모르고 있었다. 200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너무 기쁘다. 7년간 팀에 있을 수 있어 기쁘고, K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데 감사한다. 구단 관계자, 기자, 팬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같이 뛰었던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극적인 승리로 기록이 더 빛났는데
승리보다 값지고 기쁜 것은 없다. 승리까지 해서 기쁘다. 이런 경기를 펼쳐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사진 제공= 강동희

7년 동안 서울에서 뛰면서 가장 기억나는 감독은 누구인가?
이장수, 빙가다 감독이 기억난다. 이장수 감독은 나를 뽑아준 사람이다. 한국 감독이지만 외국 감독과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외국 선수들을 배려해 준 게 기억난다. 빙가다 감독은 경력과 모든 것이 훌륭한 분이다. 경력을 다 떠나서도 인간적으로 잘 맞았다.

7년을 함께한 선수들은 어떤가?
K리그 전체로 보면 포항의 따바레즈, 수원의 에두. 전북의 루이스가 기억에 남는다. 좋은 선수고, 좋은 친구들이다. 서울에서는 지금도 함께 있는 데얀이 생각난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좋은 선수고, 좋은 동료다. 정말 잘해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0년 결승전이 기억에 남는다. 마스크 쓰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골로서 보탬을 줬는데, 앞으로 그런 날이 다시 올까 싶다.

-서울에서 7년을 뛰었다. 팬들은 서울에서 은퇴하길 바라는데, 계획은 어떤가?
서울에서 시작했고, (서울에서) 은퇴하는 게 꿈이자 바람이다. 그런데 나는 프로다. 내가 생각해서 몸과 컨디션이 ‘안되겠구나’ 할 때까지 어디서든 뛰고 싶다. 그 팀이 서울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이야기는 본인만의 결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잘 이야기 해보겠다. 서울 관계자와 선수들과 너무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 이야기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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