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나고야 위협하는 성남 ‘제로톱’
입력 : 2012.05.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제로톱(Zero-top) 전술로 아시아클럽대항전 조별리그의 종지부를 찍는다.

성남은 1일 저녁 7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나고야와의 5차전에서 제로톱 전술을 가동한다. 제로톱은 문자 그대로 최전방(원톱) 공격수를 제외한 공격 전술이다. 4-6-0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술은 상대 수비수를 괴롭힐 공격수의 부재로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6명의 미드필더와 양 풀백의 공격 가담까지 더하면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에벨톤, 한상운, 이창훈, 윤빛가람 등 축구 센스가 뛰어난 미드필더를 다수 보유한 성남으로선 이들의 활발한 자리 변경과 패스 플레이가 잘 맞아 떨어지면 나고야 수비진이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2006/2007 시즌의 AS 로마(이탈리아)와 최근 유럽 최강으로 군림한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제로톱 전술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평소 스페인식의 패스 플레이를 선호하는 신태용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이는 성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성남은 라데 조카 요반치치가 허벅지 부상으로 K리그 11라운드까지 결장하고, 에벨찡요가 지난달 28일 수원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쳐 2~4주를 쉰다. 최전방 공격수가 부족하다. 몸 상태에 의문부호가 달린 에벨톤과 컨디션 난조가 눈에 띄는 한상운은 원톱 적임자가 아니다. 신인 전현철은 AFC 챔피언스리그 선발로 뛸 정도로 경험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성남은 28일 수원 블루윙즈와의 K리그 10라운드에서처럼 많은 숫자의 미드필더로 볼 소유권을 늘려가며 상대의 숨통을 죄는 전술을 선택해야 했다. 다행히도 성남 선수들은 제로톱 전술에 익숙하다. 지난시즌 라돈치치(현 수원)의 장기 부상으로 원톱 공격수가 빠진 상태로 시즌 절반을 치르고 FA컵 우승까지 했다. 부주장 김성환은 “1~2명이 빠진다고 큰 영향은 없다. 해오던 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물론 신태용 감독이 깜짝 카드를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로 2년차 김덕일, 대전전에서 프로 데뷔한 김현우, 광주전에서 깜짝 데뷔골을 쏜 박세영 등을 과감하게 선발 투입하는 수다. 성남 관계자는 “선발 명단에 많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김덕일, 김현우, 박세영 등은 출전 기회가 적어 다른 자원에 비해 체력적인 여유가 있다. 상대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의외의 곳에서 대박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1승 3무(승점 6점, +5)중인 성남은 나고야 그램퍼스(승점 6점, +3), 텐진 테다(승점 3점, -3), 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승점 3점, -5)와 속한 AFC 챔피언스리그 G조에서 불안한 선두다. 나고야에 승리하면 16강을 확정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종전인 텐진전(원정)까지 가야 16강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난다. 모험을 좋아하는 신태용 감독이라 해도 공격 라인에 큰 변화를 주기엔 이번 경기의 비중이 너무 크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에 승리하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할 확률이 90%다. 수원전 패배를 잊고 총력전을 펼쳐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필승 각오를 말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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