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5백만원 쾌척 팬심에 신태용 감독 '뭉클'
입력 : 2012.05.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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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성남] 홍재민 기자= 경기에선 비겼지만 신태용 감독의 마음만은 큰 승리를 얻었다.

5일 성남과 제주의 K리그 11라운드 경기가 벌어진 탄천종합운동장 앞에는 모금함이 등장했다. 이전 주 신태용 감독에게 내려진 벌금 징계 500만원을 걷자는 성남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달 28일 수원 원정경기 후 “주심 휘슬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며 격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신태용 감독에게 500만원 벌금 징계를 내렸다.

경기장을 찾은 성남 팬들은 응원 메시지를 적은 봉투를 모금함에 넣어 눈길을 끌었다. 이 모금함은 경기 후 팬들에 의해 신태용 감독에게 직접 전달되었다. 봉인된 모금함을 직접 들고 나타난 신태용 감독은 기자회견을 끝마친 뒤, 즉석에서 이를 개봉했다.

액수를 일일이 확인하던 중 신태용 감독은 두툼한 봉투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개봉하니 놀랍게도 10만원권 수표 50장이 들어있었다. 신태용 감독에게 내려진 벌금과 동일한 금액이었다. 동봉된 편지를 천천히 읽어나가는 신태용 감독의 얼굴에는 어느새 장난기가 사라지고 감동이 스며들어있었다.

봉투의 주인공 박성철 씨는 “저는 성남일화의 평범한 팬입니다”로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남일화 감독님과 선수들 힘내십시오”라며 응원 메시지를 썼다. 마지막으로 “이 오백만원은 한국 축구계의 오심 없는 그 날을 위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며 이번 오심에 대한 소리 없는 외침입니다”라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너무 큰 액수의 봉투를 든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다.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다”라고 말한 뒤, “오늘 이기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하다. 제게 주신 마음을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모금함 안에서는 5만원권이 들어있는 봉투들이 속속 등장해 개봉 현장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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