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의 변함없는 '제주앓이', 제주도 웃고 팬들도 웃었다
입력 : 2012.05.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친정팀' 제주유나이티드에 대한 구자철(23)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제주와 강원의 맞대결이 열린 13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임대신화를 쓰고 금의환향한 구자철이 그동안 그리웠던 팀 동료들과 제주팬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은 것.

구자철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과 같다. 2007년 제주에 입단한 구자철은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2010년 K리그 준우승을 이끌고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하며 자신의 주가를 드높였다.

구자철은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정들었던 제주 유니폼을 벗었지만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제주를 잊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구자철은 귀국할 때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늘 제주를 찾는다.

지난해 5월 2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가 열린 제주종합경기장을 방문한 구자철은 제주팬들과의 만남은 물론 일일 해설위원으로 나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심장마비로 쓰러져 의식을 찾지 못하던 신영록을 찾아가 그의 쾌유를 기원하며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올해도 구자철의 발걸음은 옛둥지인 제주를 향했다. 형식적인 관전이 아니었다. 올 시즌 제주는 창단 30주년을 맞아 제주도내 축구붐 조성과 관중 증대를 위해 홈 경기마다 작전명 1982를 가동하고 있다. 오늘의 선수로 지정된 선수는 구단 마케팅 활동에 적극 동참해 더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아야 한다.

이날 경기서 구자철은 제주의 승리와 흥행몰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12번째 선수를 자처했다. 오늘의 선수로 나선 구자철은 "나, 구자철 강원감자 1982개 쏜다"라는 임무 아래 제주팬들에게 맛과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또한 하프타임에는 친필 사인공을 관중들에게 직접 나눠주고 경기 후에는 포토타임도 가지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구자철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제주는 강원에 4-2 승리를 거두고 올 시즌 최다 관중인 9,330명을 불러모으는 겹경사를 누렸다.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한 구자철은 "오랜만에 제주에 왔는데 관중이 많이 찾아와서 기쁘다. 비록 제주 유니폼은 벗었지만 제주 출신 선수로서 정말 뿌듯하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구자철은 "K리그에 다시 돌아온다면 당연히 제주로 돌아오고 싶다. 독일에서도 제주의 동향을 계속 지켜봤었다. 그라운드에서 같이 뛸 수 없지만 한 명의 팬으로서 제주를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구자철의 깊어지는 '제주앓이'. 제주와 팬들의 입장에선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었을 것이다.

기사제공=인터풋볼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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