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최강희호, 중원 수비 전문가 필요
입력 : 2012.06.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한국 대표팀이 카타르 원정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상쾌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점수 차만큼 만족스러웠던 경기는 아니었다. 선제골 허용 과정과 경기 내내 여러 차례 보여준 수비 불안은 12일 레바논과의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숙제로 남았다.

최강희 감독은 카타르를 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삼고 좌우 측면 공격수로 김보경과 이근호가 자리했다. 이들의 뒤로 기성용, 구자철, 김두현 세 명의 미드필더가 가운데 섰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중앙 미드필더로 서고 김두현이 전진배치됐다.

세 선수 모두 볼 컨트롤 능력과 패싱력, 슈팅력을 두루 갖춘 한국 최고의 미드필더다. 현재 경찰청 축구단에서 뛰고 있지만 K리그 MVP 출신인 김두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에서 활약한 바 있고, 기성용은 현재 스코틀랜드, 구자철은 독일에서 활동 중이다. 축구의 본 고장에서 실력을 인정 받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중원은 그리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중원의 패스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카타르의 빠른 역공에 대응하는 견고함도 떨어졌다. 세 선수 모두 공격 역량은 뛰어나지만 수비적으로 특화된 선수들은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의 기점은 최전방이다. 책임은 최후방 수비들에게 전가되지 않는다. 선제골 실점 상황에서 이정수와 곽태휘가 막아서기에 앞서 이미 유세프 아메드는 가속력을 안고 들어왔다. 중원이 포백을 보호하는 저지선이 되야한다. 선제골 실점 과정에서 한국의 중원은 볼과 사람을 너무 쉽게 통과시켰다. 이는 전임감독 조광래가 팀을 이끌던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되어온 부분이다.

현재 최강희호의 중원 구성을 봐도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날 벤치에 대기한 미드필더 자원을 봐도 박현범, 김정우, 김재성 등으로 수비 보단 공격 역량이 더 주목 받는 선수들이다.

기성용과 김두현이 강력한 슈팅과 몇 차례 좋은 패스를 구사했지만 구자철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표류했다. 구자철은 밸런스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수 어느 쪽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김신욱과 교체된 이후 한국의 공격과 중원 플레이가 살아났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배치로 카타르의 라인이 뒤로 밀려나면서 많은 공간이 생겼다. 중원 수비의 부담도 덜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카타르의 끊임없는 공세에 거듭해서 실점할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역습 상황마다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압박하고 끊어줄 수 있는 파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로이 킨, 네덜란드 대표팀에선 에드가 다비즈, AC 밀란에서는 젠나로 가투소, 현 FC 바르셀로나에서는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조율을 담당하는 사비 알론소가 중원 수비 저지선 역할을 함께 해낸다. 이 선수들의 존재가 세계적인 스타군단의 화려한 공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강희호에는 지금 중원의 지능적인 ‘싸움꾼’이 필요하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