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서 결국 ‘발끈’해버린 폴란드 감독
입력 : 2012.06.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바르샤바(폴란드)] 홍재민 기자= “당신 감독 해본 적 있나요?” 개막전에서 1-1로 비긴 프란시첵 스무다 폴란드 감독의 반문이다.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폴란드는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2012 개막전에서 그리스와 1-1로 비겼다. 홈 관중의 열광적 응원과 선제골, 상대 선수 퇴장이 겹쳐 낙승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폴란드는 밸런스를 잃었다. 후반 6분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페널티킥 선방이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질 뻔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감독을 향한 질문은 무서울 정도였다. 다행히 스무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축하해주고 싶다.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퇴장 당한 보이첵 슈쳉스니(GK)에 대해서도 “퇴장 당한 선수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겠다. 우린 서로 동기부여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스무다 감독의 인내심은 다음 질문에서 바닥을 드러냈다. 폴란드 기자 한 명이 “교체를 왜 그렇게 늦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물었다. 이른바 ‘썩소’ 표정이 된 스무다 감독은 대번에 “당신, 감독 해본 적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기자가 “없다”고 답하자 스무다 감독은 다시 “그럼 코치는 해본 적 있느냐?”라고 재차 물었다. 물론 기자의 대답은 “없다”였다. 그러자 스무다 감독은 “그게 내 대답이다”고 쏘아붙였다. 승리를 놓쳤다고 느낀 폴란드 언론의 극성이 결국 스무다 감독을 ‘열 받게’ 만든 셈이다.

스무다 감독도 본인 발언이 지나쳤다고 생각한 듯 금방 자세를 누그러트렸다. 그는 “교체 카드를 더 일찍 쓰려고 했지만 골키퍼가 퇴장 당하는 바람에 작전이 꼬여버렸다”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폴란드 언론은 스무다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개막전 결과가 무승부로 나오자 실망감을 기자회견장에서 여과 없이 표출했다. 자칫 말싸움이라도 벌어질 듯한 인터뷰는 아무 탈 없이 끝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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