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용수, “하대성은 재미없어”…왜?
입력 : 2012.06.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구리] 류청 기자= 학창 시절에 말썽을 부린 뒤 차가운 복도 바닥에 꿇어앉아 있으면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귀를 잡히기 일쑤였다. “커서 뭐가 될래?”와 같은 모범적인 질타가 따라오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너희 같은 녀석들이 있어 웃는다”라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최용수 감독은 맥락의 이야기를 모범생에게 했다. 12일 12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벌어진 15라운드 성남전 대비 기자회견에서 바로 옆에 앉아있던 주장 하대성에게 “재미없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반복했다.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타팀 선수들에 비해 경기 체력이 뛰어나다. 여기 있는 하대성도 거의 매 경기 70분 이상 뛴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동계 훈련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칭찬을 한 뒤에 “재미없다”라는 말을 덧붙였던 것이다

하대성이 유머감각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대성은 코칭 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에게 신망을 받는 선수다. 생활 측면에서도 흠 잡을 데가 없는 모범생이다. 최 감독은 서울에는 하대성 같은 모범생이 많고, 가끔씩 사고를 치고 ‘복도에 무릎을 꿇는’ 문제아가 없다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한 것. 머리를 쥐어 박으며 웃을 수 있는 이들이 부족하다는 표현이었다.

“선수들 중에 못된 애들도 좀 있어야 하는데, 재미가 없다. (하)대성이 같은 품성이 바른 선수만 있으면 재미가 없다.”

물론 서울에 하대성 같은 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을 흥미롭게 하는 개성 넘치는 선수도 있다. 그는 “그런 친구 중의 하나가 이번 경기를 쉬게 됐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는 고요한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가끔은 말 잘 듣는 학생보다, 럭비공 같은 학생들이 스승을 웃게할 때가 있는 법이다. 서울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4라운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최 감독은 하대성 같은 모범생과 고요한 같은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잘 아우르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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