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김원일, “교체된 기현이 형, 고맙습니다!”
입력 : 2012.06.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프로 데뷔 3년 만에 골 맛을 본 김원일(26)이 득점의 공을 적수 설기현(33, 인천)에게 돌렸다.

김원일은 14일 인천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헤딩 동점골을 쏘고서 “(설)기현이 형이 교체 아웃된 덕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내가 기현이 형의 전담 마크 대상이었다. 교체 아웃 후 아무도 나를 막지 않더라”고 웃으며 데뷔골 소감을 말했다.

2010년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아는 두 선수는 후반 46분 설기현이 유준수와 교체되어 나갈 때까지 양 진영에서 충돌했다. 김원일이 수비 진영에서 공격수 설기현을 상대했고, 포항의 세트피스 상황에선 설기현이 공격에 가담한 김원일을 막았다. 둘은 90분 내내 몸싸움을 했다.

김봉길 감독대행은 후반 추가시간에서 체력 저하가 눈에 띈 설기현을 불러들였다. 1-0으로 앞섰고 17일 경기도 남아 있어 체력 안배의 의미가 짙었다. 설기현은 인천 입단 후 15경기 전 경기 출전(교체 1)하며 팀 최다인 4골을 넣었다. 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결론적으로 김 감독대행의 교체수는 적중하지 못했다. 마크가 헐거워진 김원일은 성큼성큼 공격 진영으로 달려갔고, 신진호의 코너킥을 높은 타점을 이용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팀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그의 헤딩 한 방은 83일 만에 리그 승리를 원하는 인천에도 비수를 꽂았다.

김원일은 득점이 기뻤지만 활짝 웃지는 못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골을 넣고도 원정 팬의 환호를 받지 못했다. 그는 “관중과 함께 세레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무관중 경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해병대 출신 김원일은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에서 득점시 전우를 위한 해병대 세레머니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첫 골이 원정 경기에서 터졌을 뿐 아니라 관중도 없었다.

전반 32분 주심으로부터 받은 경고도 아쉬웠다. 프로 데뷔골을 넣고 당당하게 17일 FC서울과의 홈 경기에 나서고자 했지만, 경고가 세 개 누적되어 서울전에 뛸 수 없다.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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