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1년 전 사냥꾼이 사냥감 되다
입력 : 2012.07.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윤진만 기자= 유비 유상철 대전 감독(41)이 1년 만에 돌아온 부메랑에 호되게 당했다.

지난해 7월 대전 감독으로 부임한 유상철 감독은 프로 감독 데뷔전인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1-0 승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팀이 승부조작 연루로 인한 포항-경남전 대패 후폭풍에 흔들린 와중이어서 승리의 가치는 상당했다. 유 감독은 후반기 시행착오를 거쳐 올 시즌 자신의 색깔을 냈다. 기업구단 수원, 성남전 승리로 시즌 초반 경질설도 떨쳐냈다.

그러나 근 1년 뒤인 11일 자신에 첫 승을 헌납한 강원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은 김학범 강원 신임 감독(52) 데뷔전. 정확히 반대의 상황이다. 그는 경기 전 “제가 부임했을 때 상대가 강원이었다. 1년 뒤 강원 감독으로 부임하신 김학범 감독님께서 우리를 상대한다”며 얄궂은 운명에 멋쩍게 웃었다.

유 감독은 방심하지 않았다. 신임 감독 부임 효과에 대한 주의보를 내리며 단단히 경계했다. 자신이 데뷔전에서 승리했듯이 상대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감독이 새로 와서 선수 파악도 안됐을 것이다. 지금 자신의 전술을 사용하기 힘들다.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저 또한 선수들의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강원은 기존과는 다른 집중력으로 무장했고, 웨슬리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0 대승했다. 정규리그 첫 연승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선수단 첫 대면 때 “나만 좇아오라”고한 ‘학범슨’ 김 감독의 정신 교육이 통한 셈이다. 김 감독은 “오늘 나는 별로 한 게 없다. 눈만 부릅뜨고 있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운도 많이 따라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공을 선수에 돌렸다.

반면 유 감독은 “강원이 준비를 잘했다. 상대가 정신적인 부분에서 앞섰다. 웨슬리의 개인기량도 뛰어났다. 우리는 점유는 잘했지만 경기를 압도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밝혔다. 그는 “5, 6월 승점을 쌓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데 비해 부산전이나 강원전을 보면 선수들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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