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4인으로 보는 신태용의 新성남
입력 : 2012.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성남] 홍재민 기자= ‘선수’ 신태용(41)과 성남은 화려했다. 눈부실 정도였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신태용은 감독이고 새로운 성남을 조각하고 있다.

성남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네 명의 선수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레이나(콜롬비아), 자엘(브라질), 브랜던 하밀(호주) 그리고 변성환이었다.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는 신태용 감독과 성남의 의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태용 체제’ 하에서 변모하는 성남을 상징했다.

단상에 나란히 앉은 네 명의 선수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모두 신태용 감독이 직접 경기를 보고 뽑은 선수들이란 점이다. DVD 영상자료만 보고 뽑는 K리그의 외국인 선수 영입 현실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신태용 감독은 “주저 없이 뽑은 선수들”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젊음’이다. 1979년생인 변성환은 처음부터 “팀의 구심점” 용도로 뽑혔다. 지금 당장 성남 선수단에서 최고참급이다. 하지만 세 명의 외국인 선수는 다르다. 자엘(1988년생)와 레이나(1989년생)는 20대 초반, 하밀은 1992년생으로 아직 ‘틴에이저(teenager)’다. ‘외국인=즉시전력감’이란 공식이 통용되는 국내 프로스포츠계 외국인 영입 기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신 감독은 하밀을 설명하면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히 뽑았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를 장래성으로 보고 선발한 셈이다. 자엘과 레이나도 리그 적응만 잘되면 길게 보고 갈 수 있는 팔팔한 나이의 선수들이다.

이러한 선수 영입은 ‘신(新) 성남’을 상징한다. 더 이상 톱스타를 고액 영입하던 시절이 아니다. 200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 본인도 격세지감을 인정했다. 지난 시즌 도중 신 감독은 기자에게 “예전 성남에는 1~2년차 선수들은 후보 명단에도 한 명 있을까 말까였다. 그런데 지금은 선발에도 어린 선수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예전에 비해 모기업의 지원금이 확연히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3년간의 경험을 통해 신 감독은 새 환경에 적응했다. 성남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을 영입한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아이디어”라고 귀띔했다. 성적을 위한 고액 지출을 더 이상 졸라대지 않는다. 영입 후 활용방안과 상품성까지 감안한다. 유럽 구단처럼 재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까지 염두에 둔다. 관계자는 “막말로 감독은 몸값과 상관없이 잘하는 선수 사달라고 떼쓰는 게 제일 쉽다. 하지만 성남은 그렇지 않다”며 신 감독이 만들고 있는 변화를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축구 제일 잘하는 선수들의 집합소였던 성남이 아니다. 영리하게 사서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잘 키우고 조련해서 뛰어난 성적을 내면 이적시에도 팀에 큰 도움을 될 수 있다는 계산법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의 장래성 고려는 성남은 물론 K리그를 위해서도 올바른 시도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