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이민선 기자= 2012 K리그 30라운드 대구전을 승리로 마감하면서 FC서울은 정규리그 1위로 상위 스플릿 진입을 하는 기쁨을 맛봤다. 헌데 최용수 감독이 속으로 쾌재를 부른 게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블루포비아(bluephobia, 파란색 공포증)’를 깼다는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26일 대구전에 들어가기 앞서 올 시즌 자신의 징크스 하나를 털어놨다. 서울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팀만 만나면 맥을 못 춘다는 사실이다. 최 감독은 “파란색 징크스를 깨고 싶다. 울산, 수원, 인천, 대구… 이 팀들만 만나면 힘들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 감독의 말에 대구전이 시작되기 직전에 기록을 다시 한 번 뒤져봤다. 서울은 울산전에서 2무, 수원전에서 2패, 인천전에서 1승 1패, 대구전에서 1무를 기록 중이었다. 징크스는 의식하지 않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이 정도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데이터.

서울의 ‘파란색 혐오증’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미드필더 하대성도 덧붙였다. 공식 기자 회견장에 나타난 그에게 최용수 감독이 털어 놓은 ‘파란색 징크스’에 대해 묻자, “사실은 오늘 경기 전에 골키퍼 김용대 선수가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려고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홈 팀 골키퍼인 김용대가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면 원정 팀인 대구 선수들이 파란색을 입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꼼수 아닌 꼼수는 대구 선수들이 파란색 유니폼 밖에 가지고 오지 않는 바람에 무산됐고, 서울 선수들은 다소 찝찝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30라운드 경기에서 ‘파랭이’ 대구를 2-0으로 완벽히 완파하면서 ‘블루포비아’를 희석시킬 수 있었다. 개막전이었던 대구 원정 경기에서 1-1로 혼쭐이 났던 기억도 말끔히 지워버렸다. 상위 스플릿에 포함된 팀 중 파란색 유니폼을 주로 입는 팀이 울산과 수원이 있지만, 대구전 승리를 기점으로 이제 서울의 ‘블루포비아’도 맥을 못 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하대성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가 보기에 대구 유니폼 색깔은 파란색이 아니라 "하늘색"이기 때문. 최용수 감독은 착각(?)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