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김병지, ''경기장서 죽을 각오로 뭉쳐있다''
입력 : 2012.09.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배진경 기자= 예상치 못했던 승리는 언제나 짜릿하고 극적이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경험치, 시즌 운영 능력, 심지어 경기 장소까지 여러 면에서 울산이 우위에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승자는 경남이었다. 경남이 울산을 적지에서 3-0으로 누르고 FA컵 결승행에 성공했다.

이를 묵묵히 뒷받침한 선수가 있으니 백전노장 골키퍼 김병지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K리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며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그의 존재감은 긴장감이 높은 FA컵에서도 더욱 크게 드러났다. 32강전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승리로 이끌고 울산과의 준결승전에서 무실점을 지키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경남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김병지의 경험은 큰 힘을 발휘한다. 최진한 경남 감독이 울산전 후 "김병지, 강승조 등 고참 선수들을 위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감독을 따라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한 것은 괜한 인사말이 아니었다.

김병지는 "후배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10년의 농사를 한 번에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멋진 추억들이 많이 있었지만, 우승에 대한 추억은 언제 생각해도 늘 즐겁다. 선수로서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경남에서도 역사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남의 최근 상승세는 놀랍다.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8강 진입에 성공했다. FA컵에서도 수원, 울산 등 강팀들을 연달아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수비진에서 높은 집중력을 유지한 공이 컸다. 김병지는 경남의 수비조직력에 대해 "모두 역할 분담을 확실히하면서도 서로 잘 돕고 있다"면서 "오늘은 루크가 빠졌지만 대신 신영이가 주어진 역할을 확실히 해냈고 민혁이와 재명이의 커버플레이가 좋았다. 수비라인 뿐만 아니라 영준이나 승조같은 미드필더들까지 반박자 빠르게 상대 플레이를 막아내니까 좋은 모습이 나온다"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그 자신의 활약상에 대해서는 "꾸준함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92년 데뷔 후 21년 동안 실점률에 큰 기복 없어 꾸준한 출장과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승에 오른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선수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뭉쳐있다. 김병지는 "올림픽팀이 한일전에서 상대가 발을 갖다댈 때 우리는 머리를 갖다대는 마음가짐이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똑같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축구는 한다, 팀이 어렵지만 경기장에서는 죽고 나오겠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감독님이 원하시는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이며 포항과의 결승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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