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촬영’ 홍명보, 선수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입력 : 2012.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목숨보다 팀을 중요시하는 홍명보(43) 전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라커룸을 방송 카메라에 공개했다. 내부 결속과 단결을 중시하는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홍 감독은 4일 밤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공간과 압박> 다큐 토크 콘서트에서 “선수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빠가 됐을 때 20대 초반을 어떻게 보였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비디오를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본선행 비행기를 타기 전 평가전까지의 올림픽 대표팀 생활상을 담은 KBS 다큐멘터리 <공간과 압박>, <선택>은 홍 감독의 평소 볼 수 없었던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라커룸에서 벌어진 일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홍 감독은 “팀 내부적인 일이 밖에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수 생활을 아주 길게 했고 대표 선수 생활을 10년 이상 했는데 내게 남은 건 경기 비디오 밖에 없었다. 청소년 팀을 맡았을 때 올림픽에 간다면 3년 이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올림픽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추억이 담긴 비디오를 가지고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축구에 대한 애정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 그리고 선수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큐멘터리 촬영이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1~2주는 어색했지만 그 이후엔 전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다. 우리 스탭이라고 생각했다. 옷도 같이 입고 식사도 체조도 같이 했다. 일체감을 가진 우리 팀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축구 팬들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관람한 뒤 “이 새끼들아!라고 외치며 화내던 장면은 내가 봐도 멋있었던 것 같다”며 멋적게 웃었다. 그는 평소 굳은 표정만 보여온 이유로 “수비수라고 항상 골먹기 전의 긴장한 모습이나 골 먹고 난 뒤의 모습만 많이 비춰서 그렇다. 수비수라서 골을 넣어도 웃는 모습이 어색했던 것 같다. 공격수라서 골을 많이 넣었으면 그런 이미지가 안생겼을 것”이라며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선수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감독으로 동메달의 위업을 이뤘다. 선수 시절 4강 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표한 홍 감독은 축구 인생을 시작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노출하며 자신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그는 “너무 많은 힘을 쏟아서 앞으로 더 쉬어야 겠다”며 향후 계획에 답했다. 원기를 충전하고 돌아올 한국 축구의 슈퍼 히어로 홍명보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사진=이연수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