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박항서 감독, “9위 하면 강등 철회해달라”
입력 : 2012.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2부리그 강제 강등 결정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항서 감독은 1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그룹B 미디어데이’에서 “어제 연맹 이사회의 결정을 듣고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한다. 감독으로서도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그는 “9월 20여명이 제대를 해 전력 손실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도 창원에서 부대장님이 세운 12위를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14경기나 남은 상황에서 목표의식이 상실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상주는 11일 연맹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상주를 제외한 최하위팀 1팀과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제시한 프로팀 자격 요건(구단의 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내년 2부리그 우승을 해도 1부 리그에 오를 수 없다.

박항서 감독은 연맹의 결정도 아쉽지만 발표 시기도 좋지 못했다고 콕 집어 말했다. 그는 “대구전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기차를 타고 이곳으로 올라오면서 연맹측에서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는 뼈가 박힌 농담도 남겼다. 한 취재기자의 하위리그 활성화에 대한 질문에 강원 김학범 감독이 "지금 상황에선 연맹이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업다운제가 원래 이런 것"이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박항서 감독은 돌연 마이크를 들고 "나는 할 말 있다. 9위를 하면 강등을 철회해달라"고 했다.

선수 입장에서도 아쉽긴 매한가지다. 대다수 선수들이 프로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동석한 김재성은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건 사실이다. 시즌을 앞두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날 그룹B 미디어데이는 상주의 강등이 확정된 후이고 동기부여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탓인지 분위기가 무거웠다. 공식 기자회견 후 진행된 자유 인터뷰에선 박항서 감독과 김재성에게 조명이 집중됐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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