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한국 대표팀은 슈퍼맨이 아니다
입력 : 2012.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지난 11일 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한국 대표팀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2연승의 순항,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환희를 즐겨온 축구 팬들은 경기 직후 실망감을 토로했다. 기대가 컸기 때문에 더 큰 실망이 밀려왔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2실점과 세밀하지 못했던 공격 마무리 작업, 견고함이 떨어진 압박 등 숙제가 많이 남겨진 경기였다. 하지만 주지해야 할 사실은 대표팀이 완성된 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본선으로 가는 여정 속에 만들어지고 있는 팀이다.

게다가 원정 경기는 어느 팀에나 어렵다. 미끄러운 잔디 상태는 양 팀 모두에게 좋지 않은 조건이나 접해본 경험이 적은 원정팀 한국에 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시차로 인한 피로의 영향도 적지 않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지난 2011 AFC 아시안컵에서 4강을 이룬 중앙 아시아의 대표 강호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확보하고 돌아온 것은 질타를 받을 결과가 아니다. 고개를 떨굴 이유가 없다. 여전히 한국이 A조 선두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이란도 레바논에 충격패를 당했고, 호주도 요르단 원정에서 무너졌다. 일본은 안방에서 이라크에 1-0 신승을 거뒀다.

한국이 우즈벡 원정에서 비긴 날 수 많은 ‘열강’들도 고배를 마셨다.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는 페루 원정에서 1-1로 간신히 비겼다. 스페인도 무적함대가 아니었다. 조지아 원정에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잉글랜드는 안방에서 우크라이나와 비겼다. 세계 축구는 평준화되고 있다. 평준화 시기 이전에도 원정 경기에선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모든 경기에서 다 승리하는 팀은 없다. 한국 대표팀은 슈퍼맨이 아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칭송 받는 스페인 역시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에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유로2012 대회 기간 중에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너무 빨리 가난을 빠져나와 부자가 된 것 같다.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함을 표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월드컵과 올림픽의 4강 신화 영광이 눈부시게 빛나지만 매 경기 다 잘 할 수 는 없다. 우리만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발전을 불러오는 것은 질타가 아니라 교훈을 얻는 것이다. 지금 누구보다 많은 고민 속에 대표팀의 다음 경기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은 선수단이다. 축구계에 슈퍼맨은 없다. 이제는 슈퍼맨도 영화 속에서 고생하는 시대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슈퍼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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