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강등 파동]상주 상무 K리그 보이콧, 예견된 결말
입력 : 2012.09.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이유 없는 무덤 없고, 원인 없는 패배는 없다. 상주 상무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잔여경기 보이콧과 아마추어 전환 선언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단 번에 터져 나온 게 아니다.

사건은 2010년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상주시가 연고협약을 하면서 시작됐다. 협약서에는 두 가지 조건이 붙었다. 2년 안에 상주를 연고로 하는 프로팀을 창단하며, 2년 후에 승강제가 실시되고 상주가 상무와 연고협약을 연장하면 2부 리그로 내려간다는 게 골자였다.

문자는 말이 없다. 문제도 없다. 해석하는 사람들이 차이를 보일 뿐이다. 양 측이 품은 생각은 각자 달랐다. 상주는 광주의 전례를 생각하며 조금은 안일한 생각을 품었고, 연맹은 연맹대로 사후처리를 확실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라이센싱의 두 가지 조건인 법인화와 전 선수의 프로계약은 잘 알려진 사항이었고, 유예기간도 2013년까지로 정해져 있었다.

2013년부터 승강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2011년 8월에에는 AFC의 K리그 16개 구단 실사가 있었다. 상주도 실사를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 한 발도 더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상주는 2011년에 단 한 가지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2012년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양 측은 느긋했다. 연맹은 5월에 상무 측에 이행 과정에 대한 사항을 물었으나 상주는 답이 없었다. 연맹은 “상무와 계속 함께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5월 상주 측에 문서를 보냈고, 회신은 7월에 왔다. 우리가 원하는 내용의 답이 아니었다”라고 했고, 상주는 “우리가 원한 자료를 제대로 보내주지 않았다”라고 했다. 양 측은 적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스플릿시스템 B그룹의 공식기자회견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9월 11일 K리그 이사회에서 강제 강등 결정이 났다. 상주는 바로 반발했고, 12일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은 “9위를 하면 강제 강등 결정을 철회해 달라”라고 했다.

상주는 13일에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재철 단장은 “사단법인화하는 것은 1개월이면 충분히 완료할 수 있고 프로계약 문제도 상주시와 국방부 사이에 협의하고 있는 내용이 있었다"며 강제 강등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13일 늦은 오후에는 잠자코 있던 국방부가 움직였다. '2012년 하반기 이후 상무 축구단 운영계획' 공문에서 올 시즌 남은 14경기에 불참하고 내년부터 팀을 아마추어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강제 강등 결정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발이었다.

연맹과 상주의 진실게임의 승자를 가리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정리해보면 양 측의 파행은 예정된 결과였다. 급한 마음에 상주의 손을 덥석 잡으면서 계약서 조항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연맹과 자신들의 입맛대로 계약서를 해석하고 안일하게 행동했던 상주가 K리그에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물론 병역제도라는 특수성이 있는 한국 현실에서 언젠가 불거질 문제였던 것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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