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강등 파동] 연맹, 2부 리그 확실한 비전 제시해야
입력 : 2012.09.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괜찮을까?

고쳐야 한다. 다른 소가 남아있고, 또 다른 소를 키워 생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K리그 이사회의 상주 상무의 강제 강등 결정으로 인한 상주 상무의 잔여 일정 보이콧과 아마추어 전환도 엄청난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건 해결과 함께 앞으로의 위험요소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데 힘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음 시즌, 2013년부터 시작될 승강제의 틀을 갖추는 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있는 게 2부 리그 운영이다. 2012년 개막전에 승강제 실시를 예고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도 1부 리그의 강등보다는 2부 리그의 운영과 승격에 더 우려를 표했었다. 2부 리그가 없으면 승강제는 운영될 수 없다.

아직은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 연맹은 2013년에 6~10개 팀으로 2부 리그를 꾸리고, 2025년까지 1, 2부 모두 16개 팀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그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참가 의사를 밝힌 팀은 충주 험멜, 고양 HFC 그리고 구미까지 세 군데다. 연맹은 긍정적인 답신만 하고 있다.

2부 리그의 불확실성은 줄이는 게 아니라 확실한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한다. 승격과 강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승강제가 빈 껍데기로 전락한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1부 리그에서 떨어진 팀이 해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2부 리그에서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마케팅과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이같은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일단 2부 리그 참가를 원하는 팀과 창단을 원하는 기업 혹은 지차체와의 계약부터 신경 써야 한다. 상주 상무와 같이 자의적인 해석이 나오도록 틈을 보이면 안 된다. 끊임 없는 소통과 의견 교환으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계약을 이끌어 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2부 리그 발족만을 원한다면 새로운 고름을 키우는 셈이다.

외양간을 고치려면 제대로 고쳐야 한다. 그리고 새로 짓는 곳은 더 철저하게 지어야 한다. K리그역사가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자발적인 생성이 아니고, 한국의 특수성 때문에 리그를 정상화 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모든 잘못을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리그의 새로운 막을 여는 이 때에 더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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