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놈’ 보다 무서운 ‘달아나는 놈’ 서울
입력 : 2012.11.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나는 놈 무릎 꿇리는 달아나는 놈이 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우승을 확정 지은 서울의 힘은 꾸준함이다. 서울은 지난 27라운드 이후로 단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폐막 3라운드를 남기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티끌 모아 태산이었다. 서울은 ‘승점을 위한 축구를 한다’는 비난은 한 순간이었다. 승점은 남았다.서울은 계획적으로 점수를 쌓아 다른 팀들을 울렸다. 단 한 번도 연패가 없이 완벽하게 시즌을 헤쳐나갔다.

최용수 감독은 걸음걸이를 늦추지 않으면 다른 팀들이 나가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10년에는 마지막 순간에 역전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계속해서 끌고 갔다. 우리가 달아나는 것도 상대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분석은 완벽했다. 서울을 따라오던 전북과 수원 삼성은 승점 차이를 계산하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 새 승점 차이가 7점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 따라잡기에 어려운 수치다.

따라오는 팀들은 서울이 아니라 승점과 싸워야 했다. ‘10점 차이로 벌어지면 따라가기 힘들다’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은 발을 무디게 만들었다. 전북이 39~41라운드에서 2무 1패에 머문 것도 그 영향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서울의 달음박질에 다른 팀들이 페이스를 잃었다.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사이에 경쟁자들이 쓰러진 셈이다. 서울은 불안요소를 적절하게 제어하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달아나는 놈은 웬만해서 잡기 어려웠다.

기록도 서울의 일정함을 보여준다. 27승 9무 5패 73골 37실점을 기록했다. 거의 매경기 평균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달아났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