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 구단주, '신의 한수냐 고도의 심리전이냐'
입력 : 2013.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이탈리아 최고 부자이면서 총리를 3번이나 역임한 AC 밀란의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7)는 심리전의 대가였다.

베를루스코니의 AC 밀란은 21일(한국시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열린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를 2-0으로 일축했다.

베를루스코니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 인터뷰가 한 몫 했다. 그는 경기 전 “메시를 막으려면 1대 1인 대인 마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메시가 바르사 전술의 핵이고 철저한 수비를 통해 공격을 차단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인 마크를 펼쳐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바르셀로나 감독인 티토 빌라노바 감독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현대축구에서 미리부터 대인 마크를 하는 전술은 거의 사라졌다(대인 마크는 주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철저히 이뤄진다). 물론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전문 수비수를 붙이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한 상황에 따른 압박을 시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축구는 지역방어를 기반으로 한 산발적인 대인방어의 병행이지, 대인마크 위주로 경기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물론 베를루스코니의 발언은 허언일 뿐이다. AC 밀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존-프레싱'을 위주로 경기를 펼쳤다.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전술가인 마시모 알레그리 AC 밀란 감독이 베를루스코니 회장의 얘기를 듣고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경기가 끝나 후 바르사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제대로 된 카테나초(이탈리아식 빗장 수비) 수업을 받은 느낌"이라며 감탄을 표했을 정도로 AC 밀란은 제대로 된 존-프레싱을 선보였다.

AC 밀란은 그동안 바르사를 상대로 홈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 지난 7번의 맞대결에서 3무 4패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통쾌하게 승리함으로써 징크스까지 단번에 날려버렸다.

이번 승리의 주역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AC 밀란의 선수들이지만, 베를루스코니의 심리전도 홈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사진=ⓒBPI/스포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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