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 '가나 커넥션'과 '수리남 커넥션'의 평행이론
입력 : 2013.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AC 밀란이 거함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2:0으로 완파했다. 21일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였다.

당초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바르셀로나의 우세를 점쳤지만 AC 밀란은 잘 짜여진 조직력, 선수들의 강한 투쟁심, 깔끔한 결정력 등을 앞세워 승리할 수 있었다.

AC 밀란 승리의 중심에는 ‘가나 커넥션’이 있었다. 선취골을 터뜨린 공격형 미드필더 케빈 프린스 보아텡(26), 바르셀로나 공격의 핵인 리오넬 메시를 철저히 봉쇄한 중앙 미드필더 설리 문타리(28) 등이 바로 '가나 커넥션'의 주역이다.

두 팀간 2차전(3월 13일)이 남아있기에 아직 8강 진출팀을 미리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AC밀란이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8강에 오른다면 보아텡과 문타리의 '가나 커넥션'이 AC 밀란의 부흥을 일으킬 주인공이 될 것이다.

2013 AC 밀란의 '가나 커넥션'을 보면 이 팀이 역대 최고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AC 밀란의 '수리남 커넥션'이 떠오른다. 바로 뤼트 훌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 콤비다(뤼트 훌리트는 과거 한국 언론에서 영어 발음을 그대로 살려 루드 굴리트로 표기했다. 이후 국어연구원에서 외래어 표기법을 통일시켜 네덜란드식 발음 뤼트 훌리트로 바꿔 쓰기로 했다. 스포탈은 이에 맞춰 쓰기로 한다).



AC 밀란은 당시 이들 '수리남 커넥션'에 힘입어 이탈리아 뿐 아니라 유럽, 나아가서 전 세계 클럽 무대를 완전히 평정했다. 이들이 AC 밀란에서 함께 한 1988년~1993년까지 세리에A 4회, 챔피언스리그 2회, 도요타 인터컨티넨탈컵(FIFA 클럽월드컵의 전신) 2회를 모조리 휩쓸어버린 것. 당시는 그야말로 "AC 밀란의, AC 밀란을 위한, AC 밀란의 축구판"이었다.

1979-80 시즌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세리에B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던 AC밀란으로서는 이들 '수리남 커넥션'의 활약으로 황금기를 맞은 것이다(물론 이들과 함께 센터포워드 마르코 판바스텐의 역할도 절대적이었지만 여기서는 흑인 선수들의 활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설명에서 잠시 제외했다. 독자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가나 커넥션'과 '수리남 커넥션'은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다. 보아텡과 훌리트가 공격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넘나들며 화려한 개인기를 뽐냈다면 문타리와 레이카르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의 공격 전개를 철저히 차단하면서 전체적인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유지시켰다. 실제 보아텡과 훌리트의 활약 뒤에는 문타리와 레이카르트의 '조연' 역할이 정말 중요했다.

명문구단들은 오랜 기간 동안 갖은 풍파를 겪기 마련이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는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을 꼭 필요로 한다. 20여년전 AC 밀란이 '수리남 삼총사'가 위기의 팀을 구해냈듯이, 보아텡과 문타리의 '가나 커넥션'이 AC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사진=보아텡/훌리트ⓒBPI/스포탈코리아
사진=문타리/레이카르트ⓒGetty Images/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