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무관으로 끝난 아스널....벵거의 운명은
입력 : 2013.03.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 '축구 박사' 아르센 벵거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잠시 하늘을 본 후 라커룸으로 퇴장했다.

멋진 외모에 세련된 패션 감각의 벵거 감독이지만 등을 돌려 나가는 모습은 정말 쓸쓸해 보였다. 그의 뒤를 따라가는 선수들도 고개를 숙인채 아무 말도 없었다.

'축구명가' 아스널이 결국 올 시즌 무관으로 끝났다. 아스널은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바이에른 뮌헨을 맞아 정말 선전했고 2-0으로 이겼다. 하지만 런던 홈에서 1-3으로 진 것을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올 시즌을 무관으로 끝내야할 처지다. FA컵에서는 지난달 17일 블랙번에게 0-1로 덜미를 잡혀 16강에서 떨어져 나갔다. EPL에서는 28라운드를 치른 현재 13승 8무 7패 승점 47점으로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71점)를 뒤집기는 완전히 불가능하다.

이제 팬들과 언론의 모든 관심은 벵거의 향후 거취에 쏠려있다. 벵거는 지난 1996-97시즌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무려 16년째 이 팀에서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아스널 소속으로 그동안 944전 535승 226무 183패, 승률 68.6%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축구에서 1무승부는 0.5승 0.5패로 계산한다. 단순히 승리 숫자를 전체 경기수로 나누는 야구의 승률 계산법과는 완전히 다르다. 축구에서는 무승부가 아주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동안 EPL 3회 및 FA컵 4회씩 정상에 오르며 모든 것을 보여줬다. '벵거식 패싱 게임'에 팬들은 열광했고, 세련된 매너와 멋진 화술로 기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아스널은 최근 몇년 사이 특급 선수들을 팔아치우고, 엉뚱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박주영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자) 성적이 떨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말 최악이다.

이 책임은 벵거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수 트레이드를 엉터리로 하고 전체적인 경영을 잘못한 구단 수뇌부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에 대한 최종 책임은 결국 감독이 지는 것이다. 이 책임에서 자유로는 지도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벵거가 시즌 종료 후에도 '거너스'에 남아 있을까. 최근 그에 대해 아스널 구단이 1년간 계약을 연장한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 벵거 감독은 아직까지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영국 언론에서 나오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일 뿐이다.

벵거는 공부를 정말 많이 하는 지도자다. 오죽 했으면 그에 대해 '교수'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현재 지구촌 유명 축구 감독들 중 '교수' 별명이 붙은 사람은 벵거와 오스카르 타바레스 2명 뿐이다.

그가 아스널에서 물러난다 해도 실업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전술의 대가, 유망주 키워내기의 명수, 세련된 인터뷰이인 그를 위한 자리는 유럽에서 줄을 서 있다.

벵거가 중요한 선택을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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