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열정 이상의 열기, 프리스타일 국가대표 선발전
입력 : 2013.06.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찬욱 기자= 11살 여자아이부터 57세 할아버지까지. 말 그대로 남녀노소 할 것 없는 27명의 선수들이 뜨거운 열기를 내 뿜었다. 바로 2013 레드불 스트리트 스타일 한국대표 선발전의 이야기다. 더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6월1일 현장 속으로 ‘스포탈코리아’와 함께 들어가보자.

’재기불능’ 부상에서 우승까지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권혁부(29)였다. 권혁부는 결승전에서 전년도 대회 준우승 이현욱(21)을 만나 화려한 대결을 펼쳤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 판정으로 2013년도 대회 우승을 따냈다. 권혁부는 우승자의 자격으로 9월에 열릴 세계대회에 한국대표로 나서게 됐다.

권혁부의 우승은 ‘부활’이었다. 권혁부는 지난 2011년 7월 큰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와 측부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다. 프리스타일러로서뿐 아니라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당했던 셈. 하지만 권혁부는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성공했고 결국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까지 따냈다.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대회 후 인터뷰에서 “세계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프리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며 세계대회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라 ‘JK 아트사커 아카데미’의 스킬 트레이너로 지금까지 쌓아온 강인한 의지와 기술을 미래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전수하고 있기도 하다.

”대회 참가 때문에 미국하고 한국 두 번이나 왔다 갔어요”
특유의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불렀던 박준서(18)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재정적 투자를 한 선수다. 미국에 살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그것도 두 번이나 오갔다.

6월 1일에 열린 이번 대회는 원래 5월 18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박준서는 대회 참가를 위해 18일을 앞두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대회는 6월 1일로 미뤄졌고, 박준서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갔다. ‘실력자’ 박준서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준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또 다시 한국땅을 밟았고 대회 3위에 오르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대회 후 만난 박준서는 어눌한 한국어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미국엔 이런 대회가 없다.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라고 말을 시작한 뒤 “잘해도 4위까지 할 줄 알았는데 3위까지 올라서서 기쁘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11살 여자아이부터 57세 할아버지까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말 그대로 남녀노소 고루 분포했다. 11살짜리 여자선수를 비롯한 10대 선수가 8명이나 됐고 최고령 선수는 무려 57세였다. 특히 10대들의 실력은 다부졌다. 3위에 오른 박준서뿐 아니라 이미 전년도 대회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16강 진출자(5020일, 만 13세)로 기록된 이현용이 이번에도 16강에 오르며 2년 연속 최연소 16강 진출자로 기록되었다.

대회 최연소 선수였던 박주형(11)은 “축구를 좋아한다. 프리스타일도 그 자체가 좋다”라면서 즐거워했지만 “하지만 다들 너무 잘해서 다음 대회는 나가기 싫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대회 최고령 선수 신장식(57)은 “작년 대회를 보고 1년간 준비해 나왔다. 젊은이들과 함께 즐겁게 땀 흘리는 게 젊어지는 느낌이다”라면서 “매년 도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사진제공=JK 아트사커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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