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달랐던 보스턴 오티즈-넥센 박병호 홈런
입력 : 2013.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14일(이하 한국시간)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같은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먼저 일을 낸 쪽은 보스턴의 오티스였다. 보스턴은 이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2차전에서 맞붙었다.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인 선발 맥스 슈어저의 1실점 호투에 철저하게 막혔다. 삼진은 13개나 빼앗기며 7회까지 1-5로 뒤지고 있었다.

오티스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4회 말 1사 이후에 얻어낸 볼넷을 제외하고 중심타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티스는 8회 말까지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역시 4번 타자는 4번 타자였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8회 말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호아퀸 베노아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천금 같은 동점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보스턴은 이 기세를 그대로 몰아 9회 말 무사 3루에서 재로드 살탈라마치아의 끝내기 안타가 나와 6-5로 2차전을 승리했다.

비슷한 일이 평행이론처럼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벌어졌다.

14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이 선발 유희관의 호투와 이원석의 4회 초 3점 홈런으로 승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유희관의 체인지업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9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박병호는 삼진 포함 3타수 무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시리즈 4차전까지 타율 0.142(1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4번 타자답지 못했다. 1차전 1회 말 쳐낸 솔로 홈런이 유일한 타점이었다.

보스턴 오티스의 기운을 받은 것일까. 박병호도 4번 타자의 한 방을 보여줬다. 박병호는 9회 말 2사 1,2루에서 극적인 동점 스리런을 쳐냈다. 내일이 없는 시리즈 최종전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드는 드라마 같은 홈런이 터져 나온 것. 이후 경기는 3-3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넥센은 거기 까지였다. 보스턴과 같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넥센은 13회 초 두산의 집중 포화를 견뎌내지 못하고 대거 5실점하며 3-8로 승기를 내줬다. 13회 말 이택근의 투런 홈런이 터졌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넥센은 5-8로 패배하며 플레이오프 행이 좌절됐다.

양 팀의 4번 타자가 오랜만에 자기 할 일을 다 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오티스에게는 최고의 하루가, 박병호에게는 씁쓸한 하루가 됐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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