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김연아가 간과했던 세 가지
입력 : 2014.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를 은메달로 장식했다. 결과가 중요한 대회는 아니었지만 못내 아쉽다.

김연아는 마지막 대회에서 세 가지를 간과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5)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같은 깜짝 스타가 나오리라 예상하지 못했고, 러시아 홈 텃세를 과소평가 했다. 게다가 깜짝 스타가 러시아에서 나오는 최악의 상황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김연아는 대회 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참가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금메달에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녀는 분명히 금메달을 딸 수 있을 만큼 준비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김연아의 적수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24)와 세계랭킹 1위인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27) 정도였다. 리프니츠카야나 소트니코바는 사실 거론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김연아는, 마오나 코스트너를 이길 만큼 준비했다.

이는 프리스케이팅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김연아는 트리플 점프를 6번 넣었다. 점프 기본 점수가 42.79점이었다. 코스트너도 6번이었지만 난이도가 좀 더 낮아 기본 점수는 39.37점이었다. 반면 마오는 트리플 악셀 포함 트리플 점프 8회를 포함시킨 초고난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마오의 점프 기본 점수는 무려 53.70점이었다.

여기에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었다고 봐야한다. 코스트너는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 기록이 131.03에 불과했다. 애초에 김연아의 적수는 못됐다. 마오는 항상 어려운 프로그램을 준비하지만 그만큼 실수도 많다. 결국 김연아는 무리 보다는 안정을 택했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연아는 실수하지 않았고, 둘 보다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김연아의 적수는 이들이 아니었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에서 깜짝 놀랄만한 연기를 펼치며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소트니코바가 74.64점을 받으며 김연아를 불과 0.28점 차로 압박했다. 게다가 이들은 심지어 러시아의 홈 어드밴티지까지 업고 있었다.

소트니코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점프 7회를 포함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점프 점수만 46.13점이었다. 김연아와 소트니코바가 둘 다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소트니코바의 점수가 더 높다. 김연아는 가산점으로만 이 5점을 뒤집어야 했다. 러시아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심판들이 김연아의 손을 들어줄 리 만무했다.

결국 소트니코바는 작은 실수를 한 차례 했지만, 모든 과제를 무리 없이 수행했고, 가산점마저 후하게 받으며 무려 149.95점을 기록했다. 김연아 또한 실수 없이 깔끔하게 연기했지만 144.19점을 받았다. 트리플 점프 하나만 더 포함했더라면 뒤집었을지도 모르는 점수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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